야구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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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로야구의 열기속에서 감독과 선수의 처벌도 열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심판에게 심한 야유를 퍼붓던 룻데선수들이 무더기로 퇴장 당했다. 무려 8명. 21일엔 해태의 김성한이 4게임 출강정지를 받았다.
21일의 어떤 경기에선 판정에 불만을 터뜨리며 물러난 선수에게 심판이 경고하는 상황도 나왔다. 그 경기의 심판은 ?앙된 감정을 판정하는목소리에 실어 보내고 있어서 관중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해태의 김응룡감독은 올들어 벌써 두차례의 퇴강처분을 받았다. 삼미의 김진영 감독도 1백만원의 제재금을 물었다. 그는 아직도 운동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처벌의 타격은 생각보다 큰지도 모른다. 그 처벌을 내리는 것은 심판이다. 프로야구위원회의 내규를 적용해서 심판이 상황에 따라 적용한다.
심판은 경기의 운영자로서 경기장 질서의 책임자다. 경기의 재판장인 그는 경기가 궤도 이탈없이 진행되는데 신경을 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할 수가 없다.
시비가 생긴다는건 오히려 자연스런 일이다. 압도 아니고 기계도 아닌 사탕을 절대적 판정의 기준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그걸 불가피하게 한다.
그래서 미국 메이저리그의 카이저 주심은 이런 넋두리를 했다. 『수백만번의 판정을 옳게 내리고 단 한번의 실수가 있으면 비난받는게 심판이다.
꼭 부수가 아니라도 상황이 어정쩡하면 항의를 받는게 심판이다. 심판과 감독이 턱을 맞대고 닭싸움 하듯 설천을 벌이는 것은 아주 흔한 광경이다. 관중들의 야유도 아주 극렬하다.심판은 그런 야유와 항의에 골머리가 아프고 기분도 상한다.
그러나 그는 권위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항의와 야유를 묵살하는 용기가 없어서는 안된다. 심한 항의엔 저밸로 맞설 수도 있다. 그러나 처벌을 부가의 보도처럼 어느 때고 휘두를 순 없다.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경기의 흐름을 깨는 어리석음을 피하기 위해서다.
심판은 경기의 재판정이지만 경기의 연출가이기도 하다. 멋진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감독과 선수만의 책임이 아니고 심판의 책임이요 능력도 된다.
심판의 자빈이 그래서 문제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심판은 60명뿐이다. 심판의 권위와 엘리트 의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심판이 되는 것도 아주 어렵다. 야구심판 학교를 졸업하고도 다년간의 수련을 거쳐야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심판생활을 끝맺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사람이 1백80일동안 1백63게임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들이다. 평균 신장 1m83㎝ 체중도 90㎏이다.
우리 프로야구도 이제 2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심판의 대질향상도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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