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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특집|기획물, 생생한 기록서 진실알려|드라머, 만주국사정 틀리게 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8·15광복 38주년 특집프로에서 느낀 점들-.
①편성 : KBS제1TV가 닷새동안 『광복 38주년 연속실록기획』시리즈를 엮고 『8·15드라머』를 이틀에 걸쳐 방영한 점이나 『뉴스파노라마』에서 일제가 남긴 유산등, 집중적으로 꾸민 것은 기간방송으로서의 자세에 어울리는 편성이라 하겠다.
비록 비중은 약했으나 MBC-TV가 다른 시간대에 기획보도물로 『8·5특집기획』과 『8·15특집』을 다루고 2시간짜리 특집극을 엮은 것이나 쇼프로에서까지 8·15특집을 꾸민 것은 전국을 커버하면서 오락방송의 성격을 더 띤 채널에 맞춘데 있을 것이다.
②기획보도들 : 이번 다큐멘터리물들에서 영상문화의 힘을 본 느낌이다.
영친왕의 소년시절, 관동대지진때의 교포의 참화, 학도병의 신사참배와 지원병 훈련, 중공교민의 국어교육과 기독교인의 예배, 소련교포의 망향, 구주탄광의 형해, 광복군 훈련광경등 생생한 기록에서 역사의 진실을 알게 하였다.
38선의 배경추적도 새로 왔고 학도병의 정국신사선서를 보면서 그렇게 몰아세운 친일분자의 죄과를 새삼스럽게 한다.
③드라머 : KBS제1TV의 『하늘은 알고 있다』는 주제의 설명이 사실적표현이 아닌 회화적기법을 수용하려던 점에서 무리가 있어 공영성이 적었지만 그보다도 한심한 것은 어설픈 지식으로 만주사정을 그리려 든 극본에 있다.
그예로 2부의 부제는 『고려봉자』였다. 『꺼우리방즈』는 존댓말이 아니다. 「양키」가 어원과는 상관없이 미국인을 깎아내릴때 쓰는 말인 것처럼 이말도 「고려거령뱅이」쯤의 욕할때 쓴 말로, 우리를 존대할때는 한궈인(한국인)이라 했다.
그러니 광복을 축하한다면서 고려봉자만세란 쪽지를 써준 중국인이나 이것을 받고 좋아하는 장면을 그린 극이니 한심스럽다는 것이다.
또 강덕은 만주국황제의 연호로 강덕 신문사라면 친일앞잡이일터인즉 사장이 독립운동가라는 설정도 억지스럽다.
만주국의 학제는 3년제가 국민학교, 고학년은 우급학교였으니 신민조계 보통학교라는 간판도 옳지 않다.
오족협화를 내걸면서 생긴 조계란말도 실인즉 우리를 경멸할때 더러 쓴 속어였지 간판에 쓸만큼 상용어는 못됐다.
신규호(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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