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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장·현대미술관장 전문인 기용 2년 | 관료 운영때보다 훨씬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정부가 국립극장과 국립현대미술관등의 최고책임장자리에 직업관료를 배제하고 전문 문화예술인을 새롭게 발탁, 기용한지 오는 18일로 만2년이 됐다. 국가적 공연예술및 미술활동등의 총본산인 이들 문공부산하기구 운영책임자의 전문인 등용은 기구의 전문적 특수성을 감안한 것으로 큰 기대와 찬사를 모았다. 그러나 전문인 기용 2년을 맞는 오늘의 평가는 한마디로「활동에는 강하나 제도에는 약하다」는게 문학예술계의 공통된 견해다
즉 문화예술활동은 새로운 아이디어창출과 함께 의욕적인 활성화를 보이고 있지만 관료적인 행정적 처리나 예산확보등은 과거 직업관료 시절을 뒤따르지 못한다는것
물론 전체적인 평가는「긍정」이 훨씬 우세하다
또「문화예술은 문화예술인의 손으로」라는 갈망 역시 지금도 변함이 없다. 현대미술관과 국립극장의 전문인 운영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제기되고있는 문제점은 『공연·기획전등의 기관활동이 극장장이나 관장자신의 전공분야에 주력돼 형평의 공정성이 때로 흔들린다』는 것이다
이경성현대미술관장과 허규국입극장장의 발탁은 지난81년7월 정부가 일부 직제개정을 단행, 문교 문공 노동부등의 전문기구책임자를 일반직과 별정직으로 임명할수 있도록 「복수직화」한데서 비롯됐다
전문인시대를 맞은 국립극장과 현대미술관은 2년동안 기관내 분위기, 대문화예술인관계등이 전보다 부드러워지고 자체 계획사업이 크게 늘어나 전시회 공연등이 활성화됐다
이관장과 허극장장을 관료로서보다는 동료로 느끼는 문학예술인들의 발길이 잦아져 때로 서먹한 경우도 없지않던 정부와 문화예술인사이의 거리가 압축되기도 했다
현대미술관은 연간 1억원정도의 작품구입비 밖에 없어 대가의 작품구입은 엄두도 못내는 처지였지만 이관장의 지면으로 작가들의 작품기증을 많이 받는등 성과를 얻었다.
또 직업관료 관장 시절에는 1년에 2∼3차례가 고작이던 자체계획전이 10여회로 늘어났다
국립극장은 허극장장 취임전에는 년36회였던 공연이 지난해 60회, 올해는 83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들은 「전문인 시대」국립극장, 현대미술관 활성화의 단적인 예들이다
이는 문화예술활동까지도 행정의 척도로 재단했던 일반직관료시대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던 국립극장과 현대미술관의 활성화다
국립극장의 레퍼터리 개발을 위한 「실험무대 개설」전통민속 보급을 위한 「놀이마당의 신설및 정기공연」단원 자질 향상을 위한 오디션제도의 도입등은 새로운 아이디어들-
이밖에 연기자 중심으로 구성됐던 전속단원제에 기획·연출가·감독등의 스태프들을 단원으로 들어올수 있게한것도 운영의 혁신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많은 강점과 업적들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등용을 1백% 성공으로만 보지는 않는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인 예의 하나가 과거 전문인만이 맡아온 국립국악원장자리를 일반행정관료출신이 2년째 맡아오고 있는데 오히려 전문인 시대보다 잡음없이 잘되고 있다는것
앞으로 국립극장장 현대미술관장등의 직급은 1급 또는 차관급까지로 승격돼야한다는 문학예술계의 여망이 실현될전망도 밝아지고 있어 이들 2개기관의「전문인 시대」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현재 진행중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신축이 끝나면 직제개편문제도 조정될 예정이다
국립극장과 현대미술관의 전문인 등용은 앞으로 더욱 확대실시해야 하지만 산하 공연단체별 분야별에도 전문인 프로듀서제및 큐레이터제를 두어 책임운영케 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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