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화 폭락 미테랑정권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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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달러화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프랑스의 프랑화가 지난4일 달러당 8·05프랑이라는 최저시세를 기록, 프랑스정부및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있다. 「인플레진정과 무역적자축소」를 내세워 긴축정책을 펴온 사회당 정부는 사상유례가 드문 달러화상승에 정책을 바꿔야할 입장에 놓여있다. 이 위기를 넘기려면 임금인상억제, 세수증대밖에 없으나 국민들은 이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고 노동쟁의등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이어서 정부가 쉽사리 칼을 뽑아들수도 없는 실정이다.
프랑화 최저시세의 뉴스를 전하는 매스컴들의 보도내용을 보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큰가를 알수있다.
라디오·TV등은 외환시장의 혼란상을 연일 톱뉴스로 다루고 신문들도 「미친듯한 달러」 「달러, 8프랑돌파」 등의 제목으로 1면을 장식하고있다.
매스컴들은 달러화급등을 「레이건」미행정부의 고금리정책여파로 분석하고 있으며 「들로르」 재무상도 『미국의 무신경한 통화정책이 이런일을 벌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프랑스에 있어 달러화급등은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들로르」 재무상은 지난3월 「인플레8%인하」「2년내 무역적자해소」를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위해 임금인상억제·소득세추가징수·외화유출방지를 위한 「해외여행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정책입안 당시 환율이 달러당 7·2프 이었는데 그동안 1달러에 80상팀이나 오름으로써 무역적자가 10억프랑이나 늘어났다.
사회당정부는 집권후「경기를 부양시켜 실업을 해소하고 구매력을 증가시켜 인플레를 낮춘다」 는정책을 내세웠었다.
그러나 경제여건이 날로 악화되는데다 실업자도 줄지않아 인플레대책우선으로 정책을 바꾸지않으면안될 상황에 부닥쳤다. 인플레는 작년 6월 실시한 물가동결령 덕택에 숫자상으로는 효과를 보았으나 구매력을 떨어뜨려 경기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고말았다.
더구나 지난 2년간 세번이나 거듭된 프랑화평가 절하로 프랑화는 이제 약체화를 면치못하게됐다.
「미테랑」 대통령자신도뒤늦게 『프랑스의 경제위기를 과소평가했다』 고 실책을 인정했지만 사회당정권과 정부의 무능에대한 국민의 비판은 날로 가열되고있고 이때를 놓칠세라 노조와 야당의 반격도 만만치않아 달러화폭등에 따른 경제위기는 정치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것으로 보인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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