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신용 방탄차 주문쇄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007영화에서나 나옴직한 특수장치가된 최고급 무장승용차들이 미국의 전문회사들에 의해 만들어져 중동지역으로 속속 수출되고 있다. 테러방지가 주목적인 이 승용차의 값은 캐딜랙의 경우 대당 6만8천달러 (약5천3백만원) 나 된다.
이 차들은 대개 최루가스발사·수류탄 투척장치등을 갖추고있으며 추적해오는 차를 따돌리기위한 연막스크린이나 기름살포 장치등이 되어있는것도 있다.
좀더 진보된것은 원격조종으로 부근에 설치된 폭발물을 탐지해 내기도한다. 차체 또한 총탄이나 웬만한 폭발물에는 다치지않을 정도의 두꺼운 강철과 특수파이버글라스로만들었다.
이같이 중무장한 차의 용도는 물론 각국의 대통령·수상등 주요인물들의 호신용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 와서는 납치·테러등이 잦은 지역의 대기업가·외교관, 그리고 중동처럼 분쟁이 많은 지역의 정치지도자들로 부터도 주문이 잇따르고있다.
지난해 「레이건」 대통령의 프랑스방문때 방탄용비옷을 만들어준바있는 뉴욕특수장비회사의 한 책임자는 『세계각국의 정치상황이 나쁠수록 우리의사업은 번창한다』고 말하고있다.
주요인물들의 신변보호를 위한 이같은 사업은 특수차뿐만아니라 수행경호률 맡는 보디가드분야에도 큰 발전을 가져왔다.
종전에는 불특정한 우범자나 경치·사업상의 라이벌, 제3의 인물들을 경계하는것이 고작이었으나 요즘은 보디가드를 요청한 고객의 주변인물에 대한 신분조사는 물론 정치·경제적 상황변화에 따른 위험도평가, 이밖에 집과 사무실에서 취해야할 적절한 안전대책등에 대해서까지 조언을 하고있는것이다.
이런 종류의 사업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각국에 경호를 전문으로하는 인력이 부족한데다 경우에 따라서는이런 업무에 종사하는 경찰등의 이해가 급변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영국·이스라엘등지에사 정보요원으로 일했거나 고위인사의 보디가드률 맡았던사람들이 고액의 봉급으로 고용되는등 보디가드업이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등장하고있다.
마이애미에서 신변보호사업을 하는 전CIA출신 「마이크·애커먼」은『6,7년전만 하더라도 테러가 낯선 사건이었지만 요즘은 다국적기업의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면서 이에따라 톄러방지 업무도 전문기업으로 성장할수있었다고 말한다.
휴스턴의 국제안전협회같은 회사는 1건의 요인보호에 최고 5만달러(약3천9백만원)까지 받으며 17권으로된 신변보호가이드북을 1천5백달러씩에 팔기도 한다.
또 어떤 회사는 사전예방조치가 실패로 돌아갈경우 납치범들과 협상을벌여 피해자를 생환시키는 일을 전문으로 하기도한다.실제로 영국공수특전단 출신인「조지」 라는사나이는 지난4년간 과테말라에서 46명의 피납자들을 범인측과 협상끝에 가족에게 되돌려보낸성과를 올렸다.
「조지」 의 특기는 몸값을 깎고 범인이 피해자를 다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것.
그는 피해자들에게 『사건이 터지기 전에 나를고용하는게 유리하다. 6만달러정도의 보수가 비싸기는 하지만 1백만달러썩의 몸값을 내는것보다는 낫지않은가.」 라고자신을 보디가드로 고용하도록 권장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