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어쇼 '별들의 전쟁'… 35개국 군 수뇌부 무기 판매 로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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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서울에서 국제적인 군사 외교전이 한창이다. 18일부터 6일 동안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에어쇼 2005'에 외국의 국방장관을 비롯, 차관 및 참모총장급이 대거 참가하고 있어서다.

에어쇼 본부가 공식적으로 초청한 중요 인사만 해도 안토니오 마르티노 이탈리아 국방장관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테레첸코 국방차관, 영국 조크 스티럽 공군참모총장, 미국 폴 헤스터 태평양 공군사령관 등 35개국 43명이다. 이 기간 호주 로버트 힐 국방장관과 미국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까지 방한해 성황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21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한다. 이들은 자국의 군사장비와 방산기술 등을 선전하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올해 안에 해외 참여업체가 결정될 한국형헬기사업(KHP)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사업 등 수조원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탈리아 마르티노 장관은 19일 서울 한남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이제 혼자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방위산업이건 안보문제이건 국제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르티노 장관은 "방위산업도 국제협력시대"라며 "헬기는 한국과 협력하기에 좋은 분야"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영국의 합작회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는 KHP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유럽의 유로콥터 및 미국의 벨과 경합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군은 최근까지 국방 개혁을 추진했는데 10년 전 36만 명이던 군 규모가 19만8000명으로 감축됐다"면서 "병력 감축 후 해외 파병 능력은 2000명에서 1만2000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는 인적 자원을 개선하고 군 구조와 지휘 구조를 바꾼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국 스티럽 참모총장은 "에어쇼에 참가하러 왔지만 각국의 국방 관련 고위 인사들과 만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스티럽 총장은 그러면서 "영국 공군의 주력기가 될 타이푼(유러파이터의 새로운 명칭)은 어떤 전투기보다도 전투력이 뛰어나고 조작이 편리하다"며 직접 무기 광고에 나섰다.

이스라엘 제브 보임 국방차관은 몸이 불편한데도 E-X 사업 입찰을 비롯, 미사일 등 한국과 방산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방한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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