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UP] 고난도 액션 디지털 배우에 맡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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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실제 배우(왼쪽)·디지털 배우(오른쪽)

빌딩 숲을 휙휙 날아다니는 영화 속 스파이더맨을 보고 찬탄을 금치 못한 관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진짜 사람이 아니다. 첨단기술로 만든 '디지털 배우'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이나 나무 정령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배우는 지금까진 '남의 나라' 일이었다. 기술 개발에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국산 디지털 배우가 등장했다. 이미 영화에도 출연했다. 내년 하반기 개봉하는 무협 팬터지 영화 '중천'에서 정우성.김태희.허준호 등 배우들의 고난도 액션을 대신했다. 2003년부터 288억원을 들여 3년째 기술을 개발 중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디지털콘텐츠연구단의 개가다.

'중천'의 제작사인 나비픽쳐스 조민환 대표는 "10m짜리 나무 꼭대기에서 추락하자마자 두 바퀴를 구르는 장면 등 스턴트맨이 펼칠 수 없는 고난도 액션을 디지털 배우에게 맡겼다"며 "디지털 배우를 써도 일반 관객은 구분하기 힘들 만큼 정교하게 처리된다"고 말했다. 가상 세계의 배우가 현실에서도 인기를 끈다는 영화 '시몬'의 스토리가 피부로 와닿는 현실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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