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말聯·필리핀 등에선 테러 조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리야드 테러'이후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케냐.말레이시아.필리핀 등 3개국에서 테러가 발생 할 수 있다는 공개 경고를 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15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미 국무부가 14일 이들 3개국에서 미 국민과 미국 시설을 겨냥한 추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 정보당국의 보고를 인용, "알카에다 지지자들과 기타 이슬람 과격세력들이 세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이 지역 여행을 계획한 미 국민들은 이를 재검토하고, 나아가 불필요한 여행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성명은 또 "케냐에서 민간 항공기를 비롯, 미국 및 서방 시설들을 겨냥한 테러가 계획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면서 "2002년 케냐 몸바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인 소유 호텔에 대한 테러와 이스라엘 민항기 격추 불발 사건과 유사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불필요한 케냐 여행을 자제하라'고 미 국민에게 권고했다. 국무부는 또 별도의 성명을 통해 "필리핀에서도 이슬람반군에 의한 테러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 국민이 필리핀 여행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국무부는 한편 말레이시아도 지난해 10월의 발리 나이트클럽 폭파사건과 비슷한 형태의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행자제 권고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한꺼번에 세 나라를 지목, 테러 위협을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 레바논 군은 15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레바논 베이루트 소재 미 대사관과 다른 외국 목표물들에 대한 공격을 계획 중이던 한 테러조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정보기관 RIS도 수도 부쿠레슈티의 이라크 대사관이 제공한 AG-7 로켓포 등을 동원해 루마니아 내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를 공격하려던 테러 기도를 사전에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타임스와 CNN방송 등 미 주요 언론들은 "미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테러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무시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로버트 조던 사우디 주재 미국대사의 말을 인용, "지난달 말 테러범들의 공격계획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정보를 입수, 이를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에 전달하고 주택단지에 대한 보안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묵살됐다"고 전했다.

미국 고위 관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또 다른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서정민 중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