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워 탐독…"사는게 귀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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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4일 상오7시쯤 서울 장위3동170의5 반준석씨(43·육군대령)집 안방에서 평소 「쇼펜하워」등 염세철학자들의 서적을 탐독해오던 반씨의 장남 혁군(17·K고교3년)이 전깃줄로 목을 매어 숨져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했다.
혁군은 전날 하오9시쯤 맥주5병과 소주1병, 통닭등을 사오게한뒤 술을 마신다음 『인생을 살면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것과 시간을 허비한 것이 아깝다』고 말하고 목욕을 한뒤 잠자리에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산다는 것이 귀찮다. 거리거리의 소음, 숱한 인간들의 오만·위선, 너무 똑똑한 자들의 참견, 너무 바보스런 자들의 불이해, 이모든 것들이 나를 미치게한다』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도 남겼다.
가족에 따르면 혁군은 어렸을때부터 머리가 뛰어났고 중학에 다닐때에는 성적이 최상위권에 들었으나 고교에 입학한후부터 염세철학서적등을 탐독,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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