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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한 우리 이웃 이야기 '행복한 고물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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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연탄길』로 전 국민의 뜨거운 눈물, 그 착하고 여린 우리네 심성을 확인케 했던 작가 이철환의 신작 산문집이 나왔다.

어릴 적 작가 아버지가 고물상을 꾸려나가셨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쓴 신작 '행복한 고물상'에서 작가는 전작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들로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다. 눈물과 웃음으로 적절히 비빈 우리네 삶의 비빔밥이라고나 할까.

'내 주린 배보다는 그보다 못한 이웃들의 허기를 한발 앞서 걱정하라.' 몸으로 실천해보이셨던 아버지의 가르침 탓인지 작가는 이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힘이 바로 '사랑'임을 일찌감치 깨우쳤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삽화들을 보면 설마 그랬을까, 혹시 이 사람 '바보' 아냐, 하는 의심 아닌 의심도 든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정말이지 너무도 맑은 영혼들, 그들의 순수함에 넋이 나갈 지경이기 때문이다.

껌팔이 소녀를 데려다 라면을 끓여먹이셨던 아버지, 그들에게 받은 껌 한 통을 어쩌지 못해 못내 가슴 아파 아시던 아버지, 딸의 병원비를 벌려 당신 자전거를 훔쳐 장사를 한 이를 못 본 척 봐주시던 아버지.

게다가 우리들에게는 또 어떤 아버지였나. 비가 새는 지붕을 탄탄히 막고자 스스로 우산을 들고 올라가 지붕이 되신 아버지, 피에로 복장을 한 채 얻어맞으면서까지 술꾼들을 술집으로 데려오려 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묵묵히 지켜보며 함께 도왔던 어머니 또한 아버지의 다른 이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책은 이렇듯 눈물겨운 이야기들로만 채워지지 않았다. 어린 소년 '이철환'의 또 '한 편의 성장기'이기도 한 탓이다.

철없는 개구쟁이였지만 그는 풍요로운 마음의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었다. 넉넉한 품성의 부모가 있었고, 자신과 같은 생김새만큼 잘 통하는 쌍둥이 형과 예쁜 누나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사회에서 만난 참 좋은 사람들, 그들이 뿜어내는 사람 냄새에 일찌감치 취해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행복한 고물상이 '문을 여는 그날부터 문 닫는 그날까지'의 이 소소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젖은 눈을 다시 마르게 하여 눈꺼풀에 반짝이는 빛 하나 자리 앉게 한다.

또한 일러스트를 그린 판화가 유기훈과 글을 쓴 이철환의 환상적인 호흡에 대해서도 덧붙여본다. 이철환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형제처럼 유기훈의 그림 속 인물과 풍경은 그 시절을 살고 있는데 이는 두 사람의 잦은 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림만으로 또 한편의 이야기가 되는 '책 속의 책'은 그 따스하고 쏠쏠한 맛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 저자 소개: 이철환
서울 출생. <씨앗>동인. 쌍문동에 있는 <풀무야학>에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학생들을 오랫동안 가르쳤다. KBS 1TV (TV 책을 말하다), MBC (느낌표), KBS 2TV (TV동화 행복한세상), YTN (피플 인 뉴스)등 TV와 라디오 방송 그리고 여러 대학에서 가슴 따뜻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저서로는 이웃들의 실제 이야기를 11년 동안 쓴 『연탄길 1.2.3.4』와 『어린이를 위한 연탄길 1.2.3』, 『만화 연탄길1.2.3』과 동화집 『행복한 붕어빵』이 있다. 『연탄길 1.2.3.4』는 300만이 넘는 독자들에게 읽히는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연탄길 1.2.3』, 『어린이를 위한 연탄길1.2.3』과 『행복한 붕어빵』은 각각 일본, 중국, 대만에 수출되기도 했다. 특히 <연탄길>중 ‘아름다운 이별’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교과서에 실렸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쓴 『순임이』란 책이,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작가는 현재 북한산이 내려다보이는 집필실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주제로 따뜻한 글을 쓰고 있다.

■ 삽화가 소개: 유기훈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한 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린 책으로 『춤추는 돼지 호바트』, 『내 친구 타라』, 『나는 쇠무릎이야』, 『상어를 사랑한 인어공주』 등이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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