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사회현실에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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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가 송기숙씨는 지난해 12윌부터 지리산 피아골(전남구미군토지면 평도리)에 칩거하면서 장편소설 『녹두장군』을 쓰고 있다. 『동학농민전쟁이 우리민족사에서 차지하는 의의로 보아 이소제는 여러가지 각도에서 소설로 다루어질수 있을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한번 제대로 써보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대학을 나오게 된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집필에 전념하고 있읍니다』
전체를 6권정도로 구상중인데 그 6분의1에 해당하는 제1부를 현대문학지에 15회에 걸쳐 연재했였던 그 솜씨는 그러나 이미 발표했던것을 무시하고 구성을 바꾸어서 처음부터 새로 쓰고 있다고한다. 금년중에 2권쯤 써서 연말에 책을 내놓을 생각이나 계획대로 될는지 알수 없다고.
송씨는 뚜렷한 문학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작가다. 그는 문학의 현실참여를 주장한다.
『제3세계적 상황에서는 문학이 언론과 대학의 기능도 임무 맡아야합니다. 작가들은 민중의 질곡·사회현실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는 소위 순수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이런 문학을 정치적이라고 비난하지만 그러한 말에는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다고 한다. 다만 작품이 예술적으로 형상화되었느냐하는데 의문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경청하겠다는 생각이다.
『일제시대 우리민족의 생존자체가 말살될 위기에 처했을때 순수라는 미명아래 보편성을 찾으면서 민족의 현실을 외면했던 문학이 있었습니다. 그자체의 예술성이야 어떻든 민중의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 민족의식을 감재우는데 공헌했읍니다. 민중의 의식을 잠재우는 일은 일제가 가장 원했던 일이며 그런점에서 그들이야말로 더 정치적이었다고까지 말해질 수 있을것입니다』
송씨는 남북분단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작품을 써왔다. 『휴전선 소식』『어떤 완충지대』등 단편과 이번의 『당제』같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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