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비행뿌리는 병든 대중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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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청소년문제는 가장 심각한 사회적·교육적 문제로 대두되고있다.
지난 15, 16일 호텔 서울올림피아에서 열린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의 제5회 복지사회 심포지업 (주제 「현대사회와 청소년에서」이강수교수(목양대·신문방송학과)는 『청소년문화와 대중문화』란 발표를 통해 이문제를 재기했다.
그는 청소년의 폭력화·범죄화의 증가, 청소년의 비윤리성·비인간성·이기주의, 성도덕의 문란, 소비지향성, 놀이지향성, 쾌락지향성등을 청소년의 문제로 지적하고 이같은 문화현상은 다름아닌 사회적 소산이라고 주장했다.
이교수는 오늘날 우리사회의 중심문화는 쾌락지향적·유희지향적·소비지향적 대중문화며 TV를 중심으로한 이같은 대중문화는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오염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대중문화의 구조적 특성의 하나는 그것이 문화현상 그 자체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사회체계의 다른 하부체계와 굳게 맺어져 상호 영향을 주고있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어느 특정 TV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히트된 문화적 아이템은 즉시 상업성과 연결돼 이윤추구의 상품으로 나타난다는것.
이교수는 현재 TV프로그램중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있는 스포츠 프로그램에도 언급, 원래 스포츠란 관람자의 입장에서 이성적인 반응보다는 쾌락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인간이 갖는 쾌락주의적 원리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소비지향적인 원리가 복합돼 사람들로 하여금 쾌락지향적·소비지향적 사회심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로스포츠 자체가 나쁘다는것보다도 우리의 대중문화·청소년문화가 너무 일방적으로 쾌락지향적·유희지향적·소비지향적 문화에 치우쳐 진정한 대중문화가 설 땅을 상실했다는 것.
이러한 문화내용물을 통해서 우리의 청소년들은 지적세계의 신화나 우상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와 쾌락주의적 신화의 세계, 즉 지적 황무지에 빠져있다고 설명한 이교수는 이 현상이 컬코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현상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 필연적인 결과로서 물질만능·권력만능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는 원리가 됐다고 진단하고, 여기에 미국대중문화를 주축으로하는 매스미디어문화가 이를 더욱 보강하고 상승작용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사회구조의 중심집단인 전통적인 가족구조는 변질·해체됨으로써 문화의 전승기능과 교육기능을 상실, 사실상 청소년의 사회화는 매스미디어에 의한 대중문화가 맡게됐다는것.
이교수는 지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지식이 높이 평가받지 못하며 고급문화가 설땅을 잃은 지적 황무지의 사회에선 필연적으로 물질만능·권력만능과 정치적 무관심에 쾌락지향적·유희지향적· 소비지향적인 사회로 귀착된다고 주장하고, 이러한 사회적·문화적 상장하에청소년 문제는 관심밖의 일로 되기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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