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서 가장 높은 철로 완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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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중국의 칭짱(靑藏)선 철도 노선이 15일 완공됐다. 서부 지역인 칭하이(靑海)성과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를 잇는 것이다. 이 철도는 중국의 다른 철도망과 연계돼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까지 다다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전대미문의 대공사에 성공해 서부 지역 발전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 세계 최고도(最高度) 철도=이번에 완공된 노선은 티베트 자치구 수도인 라싸(拉薩)에서 칭하이성 거얼무(格爾木)로 이어지는 길이 1142㎞의 철로다. 2001년 6월부터 4년 남짓 걸려 완공됐다. 칭짱선의 1단계 노선은 1984년 개통된 거얼무~시닝(西寧)의 814㎞ 구간이다. 1.2단계 노선을 합치면 길이가 1956㎞나 된다. 라싸~거얼무 구간은 해발 평균 4500m에 놓여 있다. 전 구간의 84%인 960㎞가 해발 4000m 이상이다. 가장 높은 곳은 칭하이의 탕구라산(唐古拉山) 지역으로 해발 5052m나 된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도 철로였던 페루의 4817m보다 255m 더 높다.

그래서 열차 운행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시험 운행을 거친 다음 내년 7월 화물열차가 개통된다. 승객 운송은 2007년 7월 시작된다. 승객이나 기관사들의 고산병 증세를 방지하기 위해 열차는 밀폐된 채 운행되며 디지털 시스템으로 관제될 예정이다. 공사비는 총 330억 위안(약 4조2200억원)이 투입됐다. 고산지대여서 건설 인부들이 산소마스크를 쓰고 일했다고 한다.

◆ 경제효과는=칭짱선을 이용하면 라싸에서 베이징까지 이틀이면 갈 수 있다. 이 구간을 버스나 트럭으로 이동하면 일주일 이상 걸린다. 라싸에서 시닝까지 가는 데도 12시간이면 충분하다. 두 지역이 일일생활권으로 바뀌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의 중점 정책인 서부 대개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숨겨진 정치.군사적 의도=소수민족인 티베트족의 독립 저지와 인도와의 국경분쟁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중국 정부는 1989년 티베트 주민들의 유혈 독립 시위 이후 현지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러나 신속한 군 이동이 어려워 항상 골칫거리다. 홍콩의 명보는 "티베트 소요사태에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고 예상했다. 지난 10여 년간 진행시켜 온 한족들의 티베트 이주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인도가 대부분 점령하고 있는 티베트의 린즈(林芝)지역에 병력을 재배치해 향후 국경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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