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온' 세상과 나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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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서울 인사동 대성그룹 사옥 앞마당에서 9일 펼쳐진 문화 축제에서 시민들이 3인조 남미악단 ‘잉카 엠파이어’의 연주를 즐기고 있다. 이 축제는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매 주말 열리고 있다.

일요일인 9일 서울 인사동 대성그룹 사옥 앞마당에서는 남미 안데스 음악의 이국적 선율이 흘러나왔다. 남미에서 건너온 3인조 악단의 연주에 이끌린 행인들은 200여 개의 의자를 가득 메운 채 가을 오후의 정취를 즐겼다.

대성그룹이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주말마다 펼치고 있는 '행복에너지 문화 축제' 현장이다. 축제는 합창단 공연, 클래식 연주, 아일랜드 댄스 축제, 영월군 향토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로 꾸며졌다. 대성그룹은 이런 축제 외에도 서울챔버콰이어 합창단을 후원하는가 하면, 인사동 전통문화를 지키는 활동도 돕고 있다. 대성그룹 관계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예술단체도 돕고 시민들에게 예술을 접할 기회도 제공하기 위해 예술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중견기업들이 늘고 있다. 직원들의 자긍심도 끌어올리고 회사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기업인 삼천리는 장학금 지급, 환경관련 캠페인, 불우이웃 돕기, 농촌사랑 운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만득 회장이 "사회공헌 활동이 일시적이거나 단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임원 부인회와 여직원 봉사단은 매년 한두 차례 양로원.보육원.장애인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빨래, 목욕 돕기, 비품 지원 등의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1987년 설립된 '천만장학회'도 지금까지 학생 1000여 명에게 19억원을 지원했다.

종합목재 기업인 이건그룹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실력파 음악가들을 초청해 서울과 지방 도시에서 공연을 열고 있다. 90년 체코 아카데미 목관 5중주단 공연으로 시작된 행사는 지금까지 10만여 명에게 클래식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수그룹도 문학상을 운영하고 문예계간지 출간을 지원하는 등 문예출판을 위한 지원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사업체가 근거한 지역을 위한 활동도 눈에 띈다. 진주에 공장이 있는 신무림제지는 진주 지역 문화예술 축제를 후원하고, 남강 청소 및 지역 불우이웃 돕기 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민과의 유대 쌓기에 나서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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