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밑줄 쫙 NIE] 공기 없는 달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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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18년 우주인 네 명을 달에 보내 화성 탐사를 위한 우주 전진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새 우주탐사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NASA가 공개한 달 착륙선 예상도. [사진=NASA 제공]

13년 뒤면 인류가'달특별시'에서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8년 우주인 네 명을 달에 보낸 뒤 극지의 얼음에서 산소를 뽑아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한다.

달에 우주기지를 만들어 화성 탐사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다. 인류가 달에서 살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달은 크레이터 투성이=달은 지구의 주위를 도는 자연위성이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지구로부터 평균거리는 38만4400km, 적도반지름은 지구의 약 4분의 1이다.

달 표면은 밝게 보이는 육지와 토끼모양처럼 어둡게 보이는 바다로 이뤄져 있다. 육지가 바다보다 밝게 보이는 이유는 암석에 칼슘과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서 그렇다. 하지만 육지와 바다 암석은 현무암이므로 지구 기준에서 보면 모두 검은색이다. 육지는 크고 작은 분화구 모양의 크레이터들이 무수하며 기복이 심하다. 지름 1km 이상인 것만도 수십만 개가 넘고 가장 큰 것은 1000km에 이른다. 크레이터는 유성이 충돌하거나 화산 폭발 등으로 만들어진다.

바다는 대체로 매끈한 평원처럼 보이는데, 그 안에는 지름 1km 안팎의 작은 크레이터들이 있다. 달의 앞면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면적은 31.2%이며, 뒷면은 2.6%밖에 되지 않는다.

달엔 산맥과 계곡도 있는데 지구보다 규모가 크다. 산맥은 유성이 충돌하거나 달의 내부 압력으로 표면이 솟아올라 생긴다. 달 표면은 대기가 없어 침식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중력이 약해 슬픈 달=달의 중력은 지구의 약 6분의 1(1.62㎨)이다. 중력이 약하면 대기가 존재할 수 없다. 공기분자를 붙잡아 둘 힘이 없어서다.

더구나 달은 낮에 섭씨 130도를 넘어 기체분자의 운동 속도가 달 표면 탈출속도(초당 2.38km)보다 빨라 대기가 모두 우주로 달아나게 된다. 대기가 없으면 대기압도 없으며, 바람.비.눈 등 기상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또 하늘이 파랗지 않고 검게 보인다. 하늘이 파란 현상은 햇빛의 일부가 대기층을 통과할 때 공기분자와 만나 흩어지면서 생기기 때문이다.

대기가 없으면 낮과 밤의 일교차도 극심한데,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었다가 반사돼 낮엔 섭씨 130도가 넘지만 해가 진 뒤엔 영하 170도 밑으로 떨어진다.

달엔 물도 없다. 한낮의 온도가 끓는점을 넘어 증발해 버린다. 다만 햇빛이 비치지 않는 남.북극 지역의 크레이터에 1000만~3억t가량의 얼음이 존재한다. 달에선 매질 역할을 해줄 대기가 없어 소리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하려면 통신장치가 필요하다.

지구에서 본 달의 시지름(겉보기 지름)은 태양과 비슷한 약 30분(각도를 나타내는 단위, 60분=1도)여서 개기일식과 개기월식 현상이 일어난다. 달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므로 태양빛이 닿는 부분만 빛을 발한다. 따라서 태양.달.지구 세 천체의 상대 위치에 따라 달의 빛나는 부분의 형태가 달라져 보인다.

달에는 인체로는 느끼지 못할 정도의 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화산 활동도 나타나는데 아주 약하다.

◆자전과 공전주기=달은 천구상을 동쪽으로 매일 약 13도씩 이동한다. 따라서 달이 동쪽 지평선에서 올라오는 시간은 매일 약 52분씩 늦어진다.

달이 동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달과 태양이 이루는 각(이각)은 0도부터 360도까지 연속적으로 변한다. 이각이 0도일 때 달은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있으며, 달이 지구에 면한 쪽에서는 햇빛이 비치지 않으므로 지구에서는 볼 수 없다(삭이 된다). 이각이 90도→180도→270도를 이룰 때를 각각 상현.망.하현이라고 한다.

태양을 기준으로 달은 지구를 공전하는 데 약 29.53일 걸리는데, 이 주기를 삭망월이라고 한다.

달은 지구를 공전할 뿐 아니라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한다. 그러나 자전주기는 매우 느려 항성(붙박이별)을 기준으로 할 때 공전주기(27.32일)와 같다. 지구에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는 이유다.

◆달에서 바라본 지구=달에서 보는 지구는 지구에서 보는 달보다 네 배나 크며, 습기를 머금은 대기에 둘러싸여 있어 청색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태양과 별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그런데 지구는 달의 하늘 한 모서리에 걸려 움직이지 않으며, 태양과의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초승달처럼 됐다가 다시 보름달처럼 되기를 반복한다. 또 지구가 자전하면서 구름과 육지.바다의 모습이 신비롭게 변한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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