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한국 임상시험 능력 최상위 등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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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다국적제약업체인 화이자의 아시아지역 임상 허가 담당 조지 푸엔테(사진) 부사장은 "한국의 임상시험 능력이 '아웃스탠딩(우수하다)'하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방한한 그는 특히 한국 연구진들과 임상 인프라에 후한 점수를 줬다.

푸엔테는 "8월 방한 때 예상 밖으로 발전해 있던 한국의 임상 환경에 깜짝 놀랐다"며 "내가 나서 본사임원들에게 한국의 임상시설을 자랑했다"고 말했다. 8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한국을 찾은 푸엔테 부사장은 국내 종합병원 주요 임상센터들을 둘러 봤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집계된 임상시험 데이터를 각국별로 비교한 결과 임상의 정확도와 진행속도에서 한국이 최상위 등급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한국에서의 임상시험 투자액을 매년 늘리고 있다. 지난해 57억원, 올해 83억원을 투자 했으며 내년도 분으로 우선 120억원을 책정했다. 화이자는 특히 전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을 계획중인 위암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연구 책임자로 서울의대 방영주(종양내과)교수를 선임했다. 화이자가 우리나라 연구진 주도의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투자액수 보다 어떤 신약품의 임상시험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연 매출 1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신약의 임상시험을 한국이 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새로운 질병 치료제 개발과 관련, 아시아 각국의 공조가 절실해 질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역시 한국이 중심 역할을 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제약 선진국인 일본에 비해 기술이 뒤지지 않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여러 비용이 합리적인데다가 중국을 비롯,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이 쉬어 임상 허브 국가로서의 입지조건이 좋다는 뜻이다.

푸엔테는 그러나 "한국이 지금에 만족해 의료.임상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임상시험 경쟁력이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최근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등의 신약을 내놓는 등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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