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까지 주한미군 14곳에 핵무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최성(열린우리당) 의원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1991년까지 남한에 배치됐던 미국 핵무기의 종류와 배치 장소 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미국의 정보공개법에 의해 공개된 미 국방부와 국무부 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것"이라며 기밀 해제된 미 정부기관 문서 사본을 함께 공개했다.

78년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58년 어니스트 존(지대지 미사일), 8인치 박격포 등 핵무기 시스템이 처음으로 국내에 배치됐으며 이후 나이키 허큘러스(지대공 미사일) 등 모두 11종류의 핵무기 시스템으로 늘어났다. 핵무기 수는 77년까지 미사일.핵지뢰 등을 합쳐 최소 453개 이상이었다고 한다.

87년 미 천연자원보존위 자료에 따르면 동두천 등 주한 미군기지 14곳에서 '핵무기 사고대책반'이 운영됐고, 방사능 감지 장치도 설치됐다. 또 68년 미 제7보병사단 보고서는 "핵무기가 미8군 사령부 및 예하부대에 배치돼 있으며 한국군 연락장교가 야포를 이용한 핵 훈련에 참가했다"고 적고 있다.

최 의원은 "여러 자료를 종합해 서울의 용산 미군기지와 도봉산 무기저장고, 춘천(캠프 케이지), 대전(캠프 에임스), 군산과 오산 공군기지에 핵무기가 배치됐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수원과 대구 공군기지 등 8곳은 핵무기 배치가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91년 11월 5일 미국 대통령의 승인에 의해 유럽과 한국에 배치된 핵무기들이 미국 본토로 철수됐다"는 내용이 담긴 91년 미 태평양 총사령부 문서도 공개했다.

최 의원은 "최근 6자회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남북한 상호 핵사찰 여부와 관련해 한국 영토에서 모든 핵무기가 철수됐음을 밝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