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뭉치면 통신비 최대 반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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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서울 반포동에 사는 김모(52)씨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가족의 휴대전화 이용료를 30%나 낮췄다.

 김씨가 통신비를 줄인 사연은 이렇다.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던 김씨는 통신사를 바꾸기 위해 계약 해제 신청을 했다. 그런데 통신사의 해약 담당 상담원은 김씨와 김씨 가족이 이용하는 이동통신사명과 가입기간을 묻더니‘가족결합’을 하면 통신료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며 해약을 극구 말렸다.

 실제 김씨가 자세히 알아보니 가족 3명이 모두 SK텔레콤을 이용한 김씨의 경우 가족 각각의 SK텔레콤 이용기간과 SK브로드밴드 가입기간을 모두 합한 기간이 30년 이상이어서 이를 가족결합으로 묶기만 하면 가족 모두가 통신료를 할인 받을 수 있었다.

 SK텔레콤의 경우 가족(5인까지) 각각의 이용기간과 SK브로드밴드 이용기간을 합쳐 기간에 따라 기본요금제의 월정액을 최대 50%(가족가입기간 총합이 30년 이상)까지 할인해준다.

 김씨는 “이미 적용받고 있었던 ‘2년 약정 할인’ 등이 있어서 반값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30%가량은 요금이 싸진 것 같다”며 “친구들과 얘기해보니 나처럼 부부가 SK텔레콤을 오랫동안 이용했으면서도 가족결합을 안 한 친구들이 많아 그들에게도 가족결합을 권했다”고 말했다.

 가족결합이 이동전화 통신비 절약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기존 가입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함과 동시에 가족 결합 고객의 해지율을 낮추는 묘책으로 가족결합 상품을 강조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혜택이 더 늘어나고 있다.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으로 보조금 경쟁을 벌이기 어려워진 이통사들이 가족결합상품에 더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하는 곳은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이달 9일 ‘통신요금 반값+최신폰 대폭 할인’을 내 건 ‘가족무한사랑클럽’프로그램을 내놨다. 통신요금의 경우 가족 대표가 LG유플러스의 LTE무한대80(음성·데이터 무제한 제공) 요금제에 가입돼 있으면 결합한 가족 구성원(최대 4명)은 결합을 통해 월정액 8만원인 무한대LTE80 요금제를 월 4만원 대로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족결합 고객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포인트 선결제’도 당분간 계속 적용할 방침이다. 포인트 선결제는 이동전화 단말 구매시 ‘앞으로 적립될’ 포인트를 최대 60만포인트(60만원 상당)까지 단말기 구입 대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미래창조과학부는 구입대금으로 사용되는 포인트가 우회적인 보조금일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의 TV광고를 막은 상태다.

 결합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비중이 33%대로 이동통신3사중 가장 높다고 강조하는 KT도 이동전화 67요금제(월정액 6만7000원) 2회선 이상일 경우에만 무료였던 인터넷 무료 사용 기준을 낮춰 79요금제 하나와 34요금제 하나를 묶어도 가능하게 했다

 또 SK텔레콤은 이달 19일부터 가족형 결합상품 가입 고객에게 올해 말까지 제과점 등 SK텔레콤의 다양한 제휴처에서 한도 없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무한멤버십’혜택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가족 결합 상품은 혜택이 큰 만큼 중간에 계약 조건을 바꿀 경우 위약금 등의 부담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따라서 결합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통신사별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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