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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한국인 10대 남성 1명 실종…현지 언론 "IS 가담 추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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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한국인 10대 남성 1명이 실종됐다. 현지언론은 이 청소년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된 것은 전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17일 “터키에 지난 8일 입국한 우리 국민 1명이 10일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킬리스 지역에서 투숙했던 호텔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터키 한국 대사관은 그와 동행한 우리 국민으로부터 12일 이 남성이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고 현지 경찰 등 터키 당국과 협조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A군이다. 그의 부모는 지인에게 아들과 동행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는 실종자가 시리아로 넘어가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 근거에 대해 “터키 당국이 실종자와 함께 시리아에 불법입국했다 IS로부터 도망친 30세 가량의 한국 국적 남성을 체포해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자백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터키 정부에 한국인이 체포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점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지 대사관이 보도를 한 터키 언론에 알아본 결과 이 30세 가량의 한국 국적 남성은 바로 실종 신고를 한 동행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40대 남성으로, 터키 경찰에 체포되거나 구금된 사실이 없다”며 “현지에서 대사관과도 잘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직 국경 검문소를 통해 한국인이 시리아로 넘어간 사실은 없다고 확인했다. A군이 납치나 강도 등 범죄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터키 당국은 이 지역에서 지하드(성전)에 가담하기 위한 불법월경이 종종 이뤄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에서의 수색활동과 별도로 국정원이 A군의 컴퓨터 기록 등을 분석했으나 IS와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단서는 없었다고 한다. A군의 어머니는 15일 우리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통신기록을 조회한 결과 A군은 실종 당일 한국에 있는 남동생과 수차례 통화한 이후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흔적이 끊긴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아들에게 터키에 사는 펜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터키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일단 실종된 청소년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터키 경찰 등과 협조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며 동선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10일 시리아 국경 부근서 실종
현지 언론 “실종자 IS에 가담” 보도
정부 “아직 확인된 것 없다”
터키 당국과 실종자 추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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