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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수표 절취범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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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산=한천수·김주만 기자】서울 신탁은행 본점 거액수표 절취범이 범행 6일만에 부산에서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5일 새벽 전과 6범 임동수씨(55·서울 상도 4동 279의 534)를 부산해운대 여인숙에서 검거,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공범 함윤돈씨(59·전과 8범·서울 도곡동 도곡아파트)를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임씨가 감춰뒀던 자기앞수표 17장(8백 80만원)과 현금 20만원, 1백 65만원이 예금된 예금통장 등을 압수하고 6일 상오 임씨의 신병을 서울 중부경찰서로 인계했다.
경찰조사결과 임씨는 공범 함씨와 함께 이번 범행 외에도 지난달 26일 국민은행 부산 부전동지점에서 같은 수법으로 고객의 예금 통장을 절취해 2백 5만원을 인출한 것을 비롯, 지난 한달동안 서울과 부산에서 3차례에 걸쳐 은행 창구 네다바이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범인 임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29일 하오 3시쯤 서울 명동 2가 59의 5 서울 신탁은행 본점 온라인창구 앞에서 서성대다 산업은행 섬유화학부행원 박종희씨(22)가 거액수표와 입금표를 창구대에 놓고 기다리는 것을 보고 임씨가 접근, 뒤로 물러서 기다리라』며 은행 안내원인 것처럼 박씨를 밀어내는 사이에 함씨가 수표와 입금표를 훔쳤다.
임씨가 현금을 인출하는 동안 함씨는 은행 입구에서 망을 봤다.

<도주>
임씨는 현금을 인출한 뒤 함씨와 함께 마대를 들고 1백m쯤 떨어진 롯데호텔 택시정류장까지 간 뒤 택시를 타고 여의도로 갔다.
여의도 모 제과점에서 이들은 돈을 꺼내 임씨는 1천 3백 50만원, 함씨는 1천 6백 50만원과 수표를 각각 나눠 가진 뒤 함씨가 사 온 라면상자에 돈을 담았다.
임씨는 서울에서 5일 동안 지내면서 주로 다방에서 보냈고 4일 상오 7시 30분 D고속버스 편으로 부산에 내려왔다.
임씨는 전부터 알고 지내 온 부산 해운대구 우 1동 618의 21 관광여인숙(주인 황어진·53·여)에 숙소를 정했다.
임씨는 공범 함씨와는 범행 당일 헤어진 뒤 만나지 못해 4천 2백만원권 수표의 행방이나 함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말했다.

<검거 경위>
임씨는 부산 해운대경찰서 문동률 경장(42)과 김철수 순경(25) 팀에 의해 검거되었다.
문 경장은 사건 발생 후 범행 수법이 81년 6월의 농협지소 사건과 비슷하다고 판단, 동일 수법으로 검거돼 김해교도소에 수감 중인 장모씨(48)를 만나 임씨의 범행임을 확인했다.
문 경장은 임씨가 복역했던 부산교도소에시 임씨의 사진을 입수, 피해자에게 보여 심중을 굳힌 뒤 진주교도소에 찾아가 임씨의 복역 당시 면회자를 점검했다.
문 경장은 부산해운대 관광여인숙 주인 황씨가 임씨와 깊은 관계로 자주 면회 왔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4일 밤 여인숙에서 잠복하던 중 5일 상오 1시쯤 여인숙 내실에서 황씨와 함께 과일을 먹고 있던 임씨를 덮쳐 검거했다.

<동일 범죄>
임씨는 이번 서울신탁은행 범행 외에도 함씨와 함께 지난달 4차례에 걸쳐 부산과 서울에서 은행 고객을 상대로 7백 25만원을 네다바이했었음이 드러났다.
임씨 등은 지난달 26일 4시쯤 부산 서면 로터리 국민은행 부전동 지점에서 이기남씨(47·부산 용호동)의 예금통장과 출금전표를 네다바이해 국민은행 가야동지점에서 현금 2백 5만원을 인출했다.
또 지난달 중순 하오 4시쯤에도 서울 종로 2가 제일은행 종로지점에서 3백만원을 인출하러 온 고객에게 임씨가 접근, 말을 걸며 바람을 잡는 사이 함씨가 이 수표를 가로채 현금을 찾아 달아났다.
이들은 지난달 초순에도 국민은행 부산 서동지점에서 2백 20만원을 입금하러 온 고객으로부터 자기앞수표를 날치기해 외환은행 부평동 지점에서 현금으로 바꿔 달아났었다.
또 지난달 23일 상오 10시쯤엔 인천 국민은행 간석동지점에서 돈을 찾으러 온 30대 여자에게 인출 청구서를 대신 써 주겠다고 접근, 예금통장을 빼돌린 뒤 국민은행 부평동 지점에서 6백 9만원을 인출해 달아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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