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전 하오이나 제주도에 미, 한국망명정부 수립검토|중공전과 장기소모전 꺼려 군민 백만명 제천철수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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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장두일특파원】미국정부는 한국전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노가 불리해지자 1951년초에 미군파 유엔군을 한우도에서 완전히 철수시킬 것을 심각하게 논의했으며, 철수할 경우 한국정부가 제주도 또는 하와이에 망명정부를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했고, 최악의 경우「한국정부의 요인과 군·노 및 일부 민간인」30만명 또는 가족까지 포함한 80만∼1백만명 정도를 일본과 제주도로 철수시키는 문제들을 고려했음이 2일 공개된 미국무생 극비외교문서에서 밝혀졌다. <관계기사3면>
이날자로 미국무생이 비밀분류에서 해제한 총2천55페이지짜리 『미국외교관계 제7권, 한국과 중국-1951년』에 따르면 미국은 또 남해의 섬과 해안의 굴곡을 이용, 장기적으로 게
릴라전을 계속함으로써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비정규전을 위한 「거대한 실험실」로 이용하자는 건의도 들어있다.
더구나 미합삼이「맥아더」장군에게 보낸 작전지침서에는 유엔군의 한우도철수라는 엄청난 결정을 현지사령관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들어있다.
이에대해 「맥아더」장군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느냐 않느냐는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최상의 중요성을 갖는 결정인데, 어떻게 현지사령관이 전황변화만을 토대로 그런 결정을 내릴수 있느냐고 항의하면서 그 지침의 진의를 해명하라고 요구하고있다.
한국전중 가장 암담했던 51 1·4후퇴로부터 시작, 다시 전선의 안정기를 거쳐 휴전회담 개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미국무생이 발송했거나 접수한 비밀문서를 수록한 이 책자속에는 또 휴전을 협상할 경우 휴전선은 38선 부근을 경계로 하자는 미국무생측 의견과 원산으로부터 한우도의 허리를 자르는 선을 주장하는 국방생측 의견이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서도 들어있다.
「애치슨」미국무장관이 미대통령에게 보낸 「38선」이란 제목의 각서에 따르면 미국무성은 『미군과 유엔군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적에 최대한의 피해를 줌으로써 적이 휴전협상에 응하게 하려면 북쪽으로 적을 밀어붙이는 것보다 현전선 부근에 머무르는것이 더 유익하다』고 건의하고있다.
그러나 미합삼은 미국방장관에게 제출한 각서에서『군사적으로 볼때 국무성제안은 건전치 못하다』고 점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각서는 『38선이 군사작전상 아무런 의미가 없고 이곳에 휴전선을 그으면 그 이북이 공산군의 집결지로 이용되어 한국내 유엔군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경고했고『원산에서 서쪽으로 허리를 자르는 선을 장악하면 한국인구의 90%를 장악하게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군과 유엔군의 철수문재는 미국방성과 합삼이강력하게 주장했고 국무성은 그런 안에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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