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558. 까탈스럽다 / 까탈맞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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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다 큰 놈이 음식을 가지고 까탈을 부려서야 되겠느냐./그는 선을 볼 때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까탈을 잡아 퇴짜를 놓았다." "그 여자의 '까탈스러운' 성격에 나는 두 손을 다 들었다./그는 성격이 '까탈맞고' 사납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일상생활에서 '까탈'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예를 몇 개 들어 보았다. 그런데 예문 중 '까탈스럽다, 까탈맞다'는 널리 쓰이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까다롭다'로 써야 한다.

'까탈'은 '일이 순조롭게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조건, 이리저리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일'을 뜻하는 명사 '가탈'의 센말이다.'가탈'은 '가탈을 부리다/가탈을 잡다/가탈이 있다/가탈이 심하다'처럼 쓸 수 있다.

'복스럽다/자랑스럽다'처럼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는 '-스럽다'나 '쌀쌀맞다/앙증맞다'같이 '그런 성격을 지니고 있음'의 뜻을 더하는 '-맞다'를 붙인 '까탈스럽다, 까탈맞다'(형용사)가 '까다롭다'와는 말맛을 조금 달리하면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아직 '까탈'(명사)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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