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중국해 가스전 생산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국이 동중국해 톈와이톈(天外天) 가스전에서 가스 혹은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고 20일 일본이 확인했다. 이 가스전은 중국과 일본이 서로 자원 소유권을 주장해 온 지역이다.

중국은 2003년 8월 이미 톈와이톈 부근의 춘샤오(春曉) 가스전 개발에 착수했으나 가스나 원유는 아직 뽑아내지 못했다. 따라서 일본 측 발표가 맞다면 중국은 톈와이톈에서 처음으로 가스나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자원 개발을 둘러싼 양국 간 충돌이 시작된 것이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톈와이톈 가스전에서 석유나 가스를 뽑아 올리는 과정에서 잉여 성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긴급 대책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항의하는 한편 생산 중지를 요청하기 위한 부처 간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 무엇이 문제인가=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서로 다른 게 문제다. 일본은 양국 해안선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중간선을 경계선으로 간주한다. 반면 중국은 자국 대륙붕이 오키나와(沖繩) 해구에까지 이어져 있다며 대륙붕이 끝나는 오키나와 해구를 경계선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주장하는 EEZ는 일본 쪽으로 한참 이동하게 된다.

<지도 참조>

유엔 해양법 조약은 양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타협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제의 동중국해 해역에는 톈와이톈, 춘샤오, 찬쉐(殘雪), 돤차오(斷橋) 등 총면적 2만2000㎢에 이르는 네 개의 가스전이 있다. 이들 가스전은 일본 측이 주장하는 EEZ보다도 4~9km 정도 중국 쪽으로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일본은 "지하 광맥이 일본 측 해역에도 걸쳐 있다"며 개발 중지를 요구해 왔다.

◆ 양측 대응 뭔가=중국은 영토 양보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개발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시굴권 허가로 맞섰다. 일본 정부는 4월 13일 "동중국해 가스전 시굴권을 민간 업체에 허가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만일 일본이 시굴을 강행한다면 함정을 출동시켜서라도 막겠다"는 방침이다.

◆ 가스 얼마나 매장돼 있나=2007년부터 네 개의 가스전에서 연간 25억㎥의 가스를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일본 석유천연가스 및 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는 예측했다. 화력 발전소 두 곳의 1년간 연료와 맞먹는 양이다. 중국 해양석유총공사는 약 13년간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세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