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주민 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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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전주 동부시장서 열린 떡축제에서 참가자들이 60m짜리 인절미를 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백화점.대형할인점 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재래시장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상가 번영회 등과 손잡고 주민을 찾아 가는 장터를 개설하는가 하면 쇼핑객들의 편의를 위해 전자 상거래, 상품권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주민 곁으로=전주시는 지난 12일 효자동 상산타운 아파트 앞마당에서 '1일 장터'를 열었다. '찾아가는 재래시장'이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기획한 이 행사는 남부.서부시장 상인들이 12개의 간이 점포가 설치해 과일.잡곡.생선류 등을 판매했다. 평소 재래시장을 멀고 불편하게 생각해 온 주민들에게 "신선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은 1일 장터는 1000여명의 방문객이 밀려와 시장에서 보다 3~5배 높은 매출을 올렸다.

전주 동부시장에서는 14~16일 60m 인절미 썰기, 송편 빚기, 떡매 치기 등 떡 잔치가 펼쳐졌다. 주민.상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사물놀이 공연, 장기자랑 대회 등 행사가 이어 지면서 시장안은 활력이 넘쳤다.

김새현 상가번영회장은 "평소 조용하던 시장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니 생기가 돌면서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별 특화=광주시는 재래시장을 시장별로 특화할 계획이다. 남광주시장은 활어 중심의 수산물, 양동시장은 제수용 수산물과 혼례용 한복점 위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또 남구 무등시장과 북구 말바우시장은 인근 지역에서 직송되는 농산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은 건어물로 특성화를 추진한다.

전남 담양.장성이나 전북 순창 등 인근 농어촌 주민들이 재래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노선도 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홈페이지를 개설해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를 지원하고 청년 상인을 발굴, 지도자로 육성하는 인적 인프라 구축에 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품권 발행=중소기업3청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늦어도 12월까지는 재래시장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해 시중에 유통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전국 상인연합회'를 구성한다.

상품권은 1만원권 이하로 발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청은 도안.인쇄와 위조.변조 방지장치 등 상품권 발행비용 중 70% 범위 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일부에서는 고객을 끌기 위한 경품 전략도 추진하고, 지역 신문.방송 등을 통한 홍보 광고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현웅 전주시 문화경제국장은 "지금까지 시장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기만 하던 소극적인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주민을 찾아가는 다양한 기획 행사를 적극 발굴해 재래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형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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