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임자 안 나타나는 이제 호화 가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이삿짐을 가장해 들여왔던 이탈리아제 호화가구(사진)가 반입된지 6년6개월이 지나도록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인천세관이 보관에 골치를 앓고있다.
문제의 호화가구는 76년10월4일 김인규씨(서울 송정동 61의4)가 미국인「월리엄·H·골드」씨의 명의로 이삿짐을 가장해 일본 나고야 항에서 인천으로 불법 반입한 것.
이 가구는 식탁과 의자등 1백13종으로 무늬와 장식 등이 우아하고 고풍스런 제품들. 이중에는 「루이」14세가 즐겨 사용한 것과 형태가 같은 긴 의자와 연한 초록색을 띤 대리석으로 된 용접세트, 호화스런 장식이 달린 옷장 등이 있어 당시 감정가격으로 2억3천여만원이나 되는 호화가구다.
김씨는 이 가구를 불법 반입한 혐의로 검찰에 입건됐으나 6년 동안의 법정투쟁 끝에 작년 9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이 가구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세관은 작년 9월30일 김씨에게 가구를 찾아가도록 반출통보서울 발송했으나 김씨가 소재불명으로 세관으로 되돌아 왔다는 것.
그러나 김씨가 이 호화가구를 찾으려면 복잡한 통관절차와 1억원의 세금을 내야한다.
인천세관은 이 가구가 분량이 많은데다가 덩치가 커 훼손될 우려가 많고 그 동안 3차례나 창고를 옮기며 다시 포장을 하는등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있다.
인천세관은 이 가구를 무한정 보관할 수 없어 김씨가 오는 3월말까지 찾아가지 않을 경우 공매처분해 국고에 귀속시키기로 방침을 세웠다. 【인천=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