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낡아 폐관위기…「한국체육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한체육회가 운영하고 있는 한국체육관(관장 이상균·서울중구초동17의1)건물이 낡은데다 재정난마저 겹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건물이 낡아 문제가 되어왔던 한국체육관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지하철공사로 밑바닥의 수분이 빠지는 탓인지 건물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20년이 넘는 천장 슬레이트도 비가 새는 등 더 이상 체육관으로서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물은 일제 때 사찰로 지은 것으로 정확치는 않으나 60년 이상인데다 대부분이 목조이고 바닥 등은 몇 번의 보수로 닳아서 더 이상 지탱키가 어렵다는 것.
이상균관장은『그 동안 보수도 해봤지만 이제는 지하철공사까지 시작돼 더 이상 보수할 가치조차 없어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체육관은 현재 복싱·레슬링·역도·유도·태권도 등 5개 종목의 선수를 육성하고 있는데 지하철공사로 교통이 나쁜데다 체육관의 필수시설인 샤워장도 없고 운동기구도 모두 낡아 관원들이 점차 줄고 있다.
지난 1948년l0월30일 개관한 이 체육관은 70년대엔 2천명 가까이 되었던 관원이 80년 들어 줄기시작, 최근에는 2백명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관원들이 내는 월6천원씩의 회비로 지탱하고 있는 체육관의 재정은 적자가 늘어 월 70만원의 대한체육회지원금도 별로 도움이 못되고 있다.
체육관측은 그동안 시설의 보수 또는 개축을 위해 체육회측과 협조, 몇 번이나 예산신청을 했으나 체육관자체가 독립채산제로 되어있어 그 때마다 기각되고 말았고 궁여지책으로 국민체육진흥재단의 협조를 얻기로 했으나 이것마저 최근 자주 체육회장이 바뀜에 따라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관장은, 최근 체육부를 방문, 실정을 호소하고 지원을 요청했으나 예산의 여유가 없는 체육부로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체육관은 해방 후 60년대까지 투기종목에서는 대표선수의 산실이 되어 왔다.
레슬링에서는 양정모·장창선 등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를 비롯, 김익종·정동구(이상 64년 동경올림픽) 임광재·강정호·봉창원·최명종(이상60년 로마올림픽) 이상균·이정기(이상 56년 멜번올림픽) 황병관·김극환(이상48년 런던올림픽)등 국가대표선수들을 양산해냈다.
또 복싱에선 김기수·송순천·김덕팔·이금택 그리고 근래의 김광선 등을 배출했다. 역도에서도 장희영·김해남·유인호·양무신·원신희·이종섭 등 대표선수들을 수없이 내놓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