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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미 우주개발의 주역 로크웰 인터내셔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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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25분쯤 달리면 대로스앤젤레스의 70개시중 하나인 다우니라는 시가 나오고 그 시가지 가운데 크게 자리잡고 있는 로크웰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가 눈에 띈다. 회사간판아래는「스페이스 트랜스포테이션 앤드 시스팀즈 그룹」(우주교통 및 우주시스팀 그룹)이라고 붙어있으나 겉보기에는 무슨 방직공장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곳이 바로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와 곧 쏘아 올릴 2호선 챌린저호를 만들어 낸 로크웰인터내셔널의 스페이스디비전 본부다.
미국우주개발에서 본부역할은 물론 국영기관인 NASA가 맡고 있지만 실제 주역은 민간업체인 로크웰이 맡고 있다. 14년 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아폴로우주선을 만든 곳이 로크웰이고 그 아폴로우주선보다 10배나 정밀하다는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와 챌린저호의 디자인부터 구조물·유도장치·추진력 등을 연구개발한 곳도 이곳이기 때문이다.


로크웰인터내셔널은「닉슨」대통령시절인 1972년 이 우주왕복선 개발계획을 NASA와 계약, 그 동안 1백억달러를 들여 현대과학의 결정체인 유인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를 만들었다.
콜럼비아호는 81년4월12일 역사적 첫 우주왕복이후 작년말까지 5차례의 왕복여행을 마쳤고 2호선 챌린저호가 발사되기도 전에 로크웰사는 3호선 디스커버리호와 4호선 아틀랜티스호의 제작에 이미 착수해있다.
로크웰은 NASA의 주문에 따라 우주왕복선을 개발, 생산해 내는 민간납품회사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현대과학기술의 집합체인데다 국방성의 군사장비와 병기생산까지 맡고있어 보안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엔지니어들도 l급비밀 취급인가자부터 3급비밀 취급인가자로 나누어 노랑·초록·오린지색의 명찰로 구분하고 있고 외국인기자는 국방성의 사전허가를 받기 전에는 출입금지. 국방성이 수시로 기밀서류에 대해 보안감사를 한다는 얘기다.

<군사장비도 생산>
1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에만 그쳤던 거대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추진력, 대기권 재돌입 때 열을 막아주는 특수타일의 개발, 보통 비행기처럼 활주로에 내렸다가 1백회나 재사용 할 수 있는 이 우주왕복선의 제작은 로크웰혼자서만 한 것이 아니다.
보잉·맥도널 더글러스·록히드·휴즈·노드롭·마틴 마리에타 등 항공 대기업과 작은 부품공급처까지 합치면 수백개 회사가 참여했다.
그러나 로크웰이 NASA와 주계약을 했고 다시 여러회사에 하청을 주긴 했으나 최종 조립·완성을 로크웰이 했기 때문에 이 우주선은 로크웰이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이스 디비전의 홍보책임자 「로버트·하워드」씨는 우주왕복선계획을 설명할 때 말끝마다『로크웰이 만든 우주왕복선』이란 말을 강조하면서 우주왕복선 이후의 우주기지계획과 그 다음의 우주이용계획 등을 연구중이라고 자랑했다.
로크웰과 NASA와의 계약은 우주왕복선 5호기까지 만들면 끝난다. 그 다음 우주왕복선의 운영은 NASA가 맡고 로크웰은 용도변경개조나 보수 등을 맡는다. 왕복선계획 다음의 우주기지계획은 로크웰과 보잉·록히드·마틴 마리에타 등이 기초개발계획 계약만 맺어 제각기 연구중이며 아직 제작계약은 누구도 따지 못했다.
모두들 본 계약을 따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크웰의 미래개발부 예비설계담당기사「스탠리·앨브렉트」씨는『80년대는 우주항해능력개발의 시대』, 『90년대는 유인우주정거장 등 초기 우주이용시대』『2천년대는 우주의 상업화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세기 이내에 인간이 지구권밖까지 정복해 오늘날 대륙횡단 여행을 하는 것처럼 태양계내의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앨브렉트」씨는 장담했다.
우주왕복선 계획은 로크웰 인터내셔널의 1백27개 공장중 3개의 공장이 전담하고 있다. 로크웰은 항공우주분야에만 13개의 공장을 갖고 있고 여기에서 B-1폭격기와 MX미사일의 4단계로키트 등을 제작하고 있다.
우주선계획은 다우니의 본부와 남쪽으로 1시간 떨어진 실비치 공장에서 개발 연구되고, 완성된 부품들은 로스앤젤레스로부터 북쪽으로 1시간30분가량 떨어진 에드워드 공군기지 남쪽의 팜데일공장에서 완전조립되고 타이틀까지 붙여져 케네디우주센터로 운반된다.

<사내에 공장 백27개>
다우니공장은 부지 20만평에 공장내부만 6만4천평으로 연구실·제도실·실험실·부품조립공장 등으로 돼있다. 종업원은 다우니공장이 1만5천명 실비치와 팜데일공장까지 합치면 2만명에 가깝고 이중 엔지니어만도 2천2백명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한국인기술자도 20여명 있어 우주선계획에 자랑스럽게 참여하고 있다.
NASA의「로버트·포시」국장이『우리는 이제 우주탐사능력의 문지방에 서 있을 따름』 이라고 말한대로 우주의 상업화시대까지는 아직 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우주 왕복선계획에도 챌린저호 때 시도될 야간발사·야간착륙과 엔진성능개량, 로키트 추진력 개발, 외부연료탱크의 두께경감, 조종사들의 우주공간활동영역확대, 그리고 현재의 동서궤도가 아닌 남북궤도테스트 등이 남아있다.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스페이스셔틀의 성공이 우주의 실제적 산업화를 향한 첫 스텝이란 점은 확실하다.
현재의 능력으로 3만kg의 화물을 우주로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정밀기계를 우주로 가지고가 실험을 할 수 있고 우주정거장이나 군사기지를 만들 수 있으며 우주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무게 10t이나 되는 천체망원경을 우주왕복선으로 싣고 가 지금까지 상상만하던 우주속을 샅샅이 들여다 보는 것도 이미 계획돼 있다. 지하에 묻혀있는 광물질들의 야간온도 변화를 이용해 항공촬영으로 광물매장량을 정확히 판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주의 무중력 진공상태에서는 대류현상과 용기없이 액체의 처리가 가능하고 또 모든 액체는 표면적을 줄이고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는 전혀 만들 수 없는 특수제품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21세기에는 우주에 태양열발전소건설도 계획되고 있다.「앨브렉트」씨는 뉴욕만한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소를 세우려면 현재 셔틀의 2배짜리가 운반한다해도 4백40회나 왕복하며 자재를 운반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사판이 대형이라도 무게는 없지만 허공에서 어떻게 작업하느냐는 문제와 햇볕받는 쪽이 팽창하는 등 우주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 하는 점도 앞으로 연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다음 태양계로>
무엇보다도 앞당겨 올 것은 우주의 군사적 이용인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셔틀은 85년에 처음으로 남북궤도에 쏘아질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지구의 자전속도(케네디센터지역에서는 초속6백40km)의 도움을 얻어 대서양연안의 플로리다에서 동쪽으로 쏘았지만 85년에는 태평양연안인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기지에서 쏘아 남북궤도에 올려놓게 된다.
남북궤도는 지구의 동서자전때문에 지구의 구석구석까지 관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도 작은 군사위성은 이 남북 궤도에 있지만 초정밀기계를 가지고 사람이 올라가 지구를 내려다본다면 전혀 얘기가 달라진다.
앞으로 우주에 우주군사령부가 설치되고 고도3만6천km의 정지위성궤도에 군사기지가 설치되면 항상 적대국 상공에 떠 있으면서 레이저광선무기 등 최신병기로 아무때라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우주전쟁시대가 시작된다. 지구의 자전주기와 같은 24시간만에 한바퀴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면 항상 같은 위치에 떠 있게 되는 이 정지위성궤도에는 이미 90개의 소규모위성들이 자리잡고 있다.
「앨브렉트」씨는 이 정지위성궤도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고 이 궤도를 차지해 기지를 건설하고 나면 여기서부터 인간의 우주탐험은 태양계로 무한히 뻗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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