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방송위원회가 지난 10일 공식 출범했으나 안팎의 반발이 심상치 않아 앞길이 순탄치 않다.
1기 방송위 임기가 지난 2월 11일 끝났는데도 3개월 만에야 정상화한 것이 그렇고, 첫 회의가 노조 저지로 두차례나 무산된 뒤 한 호텔에서 겨우 열린 것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인다.
우선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방송위 노조와 언론노조는 자신들이 줄곧 부적격 인사라고 주장해 온 3~4명이 방송위원에 임명되자 격앙돼 있는 상태다.
특히 노성대 방송위원장-이효성 부위원장 체제로 굳어진 이후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반응이다.
김도환 방송위 노조위원장은 "노 위원장은 MBC 사장 시절 경영면에서 무능력함을 보여 줬으며, 이 부위원장도 방송위의 정치적 독립을 부정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우선 12일부터 노 위원장 등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일 방침이어서 자칫 'KBS 서동구 사장 파동'의 재판이 될 듯 하다.
또 노조의 반발이 다는 아니다. 벌써 위원들끼리의 내부 갈등도 나타났다. 한나라당측 추천 위원(3명)들은 부위원장 선출 과정이 날치기였다며 원인무효를 주장해 진정한 정상화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방송위는 앞으로 ▶방송.통신 융합 법제 정비▶디지털 TV 전송방식 변경▶위성방송의 지상파 재송신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또 이달 중으로 EBS 사장.KBS 이사진 등을 추천 또는 임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위가 자신들 앞에 놓인 각종 현안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까. 방송위의 위태위태한 출발을 지켜보는 방송인들의 걱정이다.
이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