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증식로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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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고속증식로는 핵연료 중 천연우라늄238을 곧바로 연료로 쓰는 동시에 한쪽으로는 새로운핵연료인 플루토늄239를 생산하는 원자로다. 핵연료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앞으로 고속증식로의 도입이 필연적이다.
90년까지 계획된 10기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끝나면 바로 고속증식로에 대한 본격적건설정책이 전개될 전망이다. 정부도 90년대말부터 고속증식로를 핵연료의 안정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에너지연구소를 중심으로 증식로에 대한 연구를 10여년 동안 해왔다. 증식로의 노심설계기술, 냉각제로 쓰이는 나트륨의 처리기술등은 상당한 연구축적을 이루었다. 따라서 80년대 후반에는 우리도 자체 설계에 의한 실증실험로는 건설할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 연구팀이 가장 힘을 쏟고있는 분야는 국내 실정에 맞는 증식로의 설계다. 이것이 어느 수준에 올라야만 고속증식로 발전소의 국산화가 가능해진다.
국내에서 증식로를 개발하는데는 기술도입이 필요하다. 그것은 시간과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다. 아직은 신기술이므로 도입된 기술을 빨리 소화, 개량해 우리것으로 만들어 수출까지도 노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에너지연구소 고속로연구실장 조만박사(47)는 『고속증식로 기술을 신속히 받아들여 국산화한다면 미국·서독·일본보다 앞서 수출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가능한 조속한 시일안에 고속로개발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주요 기술선진국은 국내 사정에 따라 완전실용화시기를 프랑스가 1990년대, 영국·소련이 2천년대, 서독·일본이 2천10년대, 미국이 2천20년대로 잡고있어 우리가 지금 시작한다면 증식로가 세계적으로 보급될때 운전경험을 축적해 수출경쟁력을 가질수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증식로개발에 대한 확정된 계획과 투자는 없다. 그것은 원자력기술개발이 안전성확보와 핵연료국산화에 중점을 두고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2∼3년사이에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이므로 그 이후에야 증식로 개발투자가 시작될 것 같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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