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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2000년 이런 세상이 된다.|한국과 세계 17년후의 모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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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
프랑스공상과학소설가「쥘·베른」(1828∼1905)는『어느 미국신문발행인의 하루』에「비행자동차」와「말하는 신문」을 등장시켰다.
서기2889년 어느날 미국. 소설속에서 비행자동차는 시속6백km로 하늘을 날고 신문구독자는 종이에 인쇄된 뉴스가 아니라 전화를 통해 각종소식을 제공받는다.
이같은「상상」은 이미 우리시대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베른」이 작품을 쓸당시1천년뒤에나 실현될것으로 믿었던 일들이 그의 예측보다 9세기나 앞서 1백년만에 이루어진셈이다.
그만큼 과학기술은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어 놀라운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서기2천년-. 17년뒤 우리앞에 전개될 이시대에 인류는 어떤모습으로 어떻게 살게될까?
16세기 프랑스의 대예언가「노스트라다무스」는 서기2천년부터 불벼락과 대홍수·화산폭발이 6년간이나 계속돼 지구가 뒤집힐것이라고 음산한 예언을 했으나 오늘의 과학기술자·미래학자들은 인류의 장래가 그렇게 우울한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인구는 60∼70억>
오래전부터 미국의 스탠퍼드, 랜드연구소와 로마클럽, 유네스코등 각종기관은 물론,「허먼·칸」「아더·C·클라크」등 미래학자들은 인류의 미래생활을 변모시킬 새로운 발명과발견가능성을 정기적으로 예측해왔다.
이들 전문가들은 서기2천년의 생활혁명은 말할나위없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전자공학과 생물학이 담당할것으로 믿고있다. 가정마다 갖추게 될 컴퓨터 단말장치는 일상생활의「신경」과「두뇌」역할을 하게되고 유전공학이나 세균학등 응용생물학의 발전은 인간의 영양·보건위생·에너지·섬유·공해방지등을 도맡을것으로 보고있다.
지금까지 발표된자료와 각계전문가들의 전망을 토대로 서기2천년을 들여다본다.

<인구>
현재의 40억 세계인구는 60억∼70억으로 늘어난다. 출산율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사망률이줄기때문이다. 인간수명은 70세에서 1백세로 연장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구의 인간수용한계는 70억∼80억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한계점에 육박하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이때부터 세계의TV들은 매일저녁 10분간씩 언구억제캠페인을 벌일것이다.「세계인구억제위원회」의 후원으로 이루어질 특별방영에선 가능한 모든피임방법이 소개될것이다.남성들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남성피임약을 복용한다. 여성들은 피임약대신 6개월에 한번씩 임신억제백신주사를 맞음으로써 피임약복용의 번거로움을 피할수있다.
백인종의 인구증가율은 예전보다 훨씬멀어져 60억세계인구중 21%인 12억5천9백만명수준에 머무르게 되고, 세계역사와 문명의중심은 인류의 57%가 모여 살 태평양연안이 된다. 2천년대의 역사의 주역이 그동안의 지중해-대서양에서 태평양연안국으로 바뀐다.

<의상>
프랑스의 유명한 의상전문가「피에르·카르댕」은 사람들이 옷을 입지않고 벌거벗고 다닐수도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체에 쾌적한 기후를 인공적으로 연중 유지할수 있어』의복의 필요성이 없어진다.
같은 프랑스의 유명디자이너인「카튤·라제르펠드」는 2천년의 모드를 한장의 스타일화로표현할수는 없다고 말하고『남녀의 섹스구별을 강조하는 모드가 유행할것』으로 예측했다.

<식생활>
유전공학을 이용해 모든식물에서 공기중의 질소를 직접 추출, 비료없이 단백질을 생산한다. 인공단백질로 저렴한 합성쇠고기등이 대량 보급된다.
동물성 단백질의 보고인 어족보존을 위해 새우·바다가재·조개·연어등을 돼지나 소·양을 사육하듯 손쉽게 양식, 수요를 충당한다. 수산업의 혁명으로 고기잡이는 취미·오락수준에 그친다.
이미 프랑스 국립농업개발연구소가 보통 닭보다 사료를 덜먹으면서 달걀을 많이낳는 소형닭을 개발했듯이 축산업분야도 혁명적발전을 이룩한다.
한꺼번에 두마리의 송아지를 낳는 암소, 생후 수개월안에 육류와 우유를 공급할수 있는 육우와 젖소가 등장한다.
마이크로오븐(극초단파오븐)의 대량보급으로 1∼2분안에 냉동과일이나 야채를 신선한상태의것과 똑같이 요리할수있어 식생활시간의 단축과 에너지절감(30∼60%)을 이룬다. 태양열을이용한 마이크로오븐도 등장한다.
달걀에서 80%의 수분을제거, 1년이상 변질안되는 튜브속에 넣은 오물레트, 알약처럼 생긴비프스테이크등 우주용식품이 일반화되며 컴퓨터단말장치를 통해 스크린에 비친 각종요리중필요한것을 주문, 집에가만히 앉아 저녁상을 준비할수 있다.

<주택>
아르헨티나의 조각가「코시체」는「구름속의 집」을 2천년의 주택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생물학적 필요성에 의해 점차 하늘 위로 올라가게 되며 초원처럼 넓게 펼쳐진 정원(뭉게구름)보다 높은 고도4천만이상에 구름속의 집을 지을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집은 자체 추진력을 갖춘 둥근지붕의 비행체.
태양열주택이 보편화되고 대양에 떠있는 해상주택, 하늘위를 나는 비행주택도 생긴다. 우주도시·우주주택도 있다.
미국의 물리학자「J·피터·바이크」는 최근의저서『지구의 종말은 없다』에서 최초의 우주주택은 우주연락선이 우주공간에 버린 외부부착연료 저장탱크로 지을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이민도가능>
이 액체수소탱크는 직경8.5m, 높이31m의 원통모양으로 11층건물규모이며 각층에 20여명을 수용할수있는 주택시설의 설비가 기대된다.
연료탱크주택의 다음단계에선 외계에서 얻을수 있는 재료로 우주주택과 우주도시의 건설이 가능하다. 2천년부터 우주이민이 가능해지고 수십년뒤부터는 해마다 2억이상의 지구인이우주로 이민갈것이다.

<교육>
학교교육이 없다. 오디오비주얼장치와 위성통신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교육에 이용, 학생들은 집에서 수업한다.
평생교육제도가 현재의 교육제도를 대신하고 필요한 지식을 두뇌에 직접주입하는 방법도실시된다.
프랑스미래학회의「피에르·피가뇰」의장은『학교의 책임과 임무는 일반사회가 나누어 갖게된다』고 말한다. 학교에서의 수업과 실사회에서의 교육이 병행된다. 그는 또, 교육에 과학기술교재가 이용되더라도 이를 종합할수있도록 학생을 도와줄 상담교수는 여전히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한편 유선TV를 통한 지역간·교실간의 대화와 의사소통이 가능해 교육의 지역간특성은없어진다. 모든 인간은 같은지식, 같은교육으로 같은사고, 같은꿈을 갖게돼 획일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건·의약>
서기2천년에 가서는 인간의 가장 큰 공포대상의 하나인 암이 퇴치될 것이란 구체적이고도중대한 암시가 현재로선 없으나 서광이 비칠게 틀림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와함께 고혈압등 혈관계통질병, 박테리아및 바이러스성 질병의 완전예방·완전면역이 가능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간의 성격개조, 주름살과 탈모증방지, 편두통과 충치예방, 지능및 성장촉진, 유전성질병 원천제거를 위한 각종의약의 출현이 가능하다.
남성용피임약과 함께 인간의 욕구억제용 의약품이 개발되고 원격조종욋과수술도 실현된다. 인간의 장기간「동면」도 가능해진다.

<교통·통신>
전기자동차의 대량보급과 로키트추진의 대중교통수단이 등장한다.
전화·TV·컴퓨터등 3가지의 복합체는 일상생활에 혁명을 가져온다.
대부분의 선진국 가정에선 모두 컴퓨터단말장치를 구비, 각종 일상사를 집에 앉아서 처리할수있다. 직장인도 회사에 출근할 필요없이 집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1년앞일기예보>
컴퓨터단말장치로 가정주부들은 외출하지않고도 장을보고 증권시세·일기예보·열차시간표·전화번호등을 직접문의,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에너지>
태양열에너지가 각광을 받게되고 현재의 핵분열에너지와 함께 핵융합에너지도 개발된다.액체수소의 에너지화도 일반화된다.

<과학기술>
태양열이 에너지로 각광을 받게됨에 따라 태양열집열을 위한 위성이 발사되고 지능지수(IQ)1백50이상의 지능컴퓨터가 등장한다.
자동번역장치의 출현과 이를 이용한 세계어(만국어)가 제정되고 기온과 기후를 인공적으로 조절, 우선 군사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휴대용전화기를 소지, 어디서나 전화연락이 가능해지고 사상이나 감정을 읽어낼수있는 사상·감정판독기도 나타난다.
보다 정확한 1년이상의 장기 일기예보도 가능하다.

<정신불안더커져>
이와같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서기2천년의 인간생활은 훨씬 간편하고 풍족해질 공산이 크지만 반대로 어두운면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선 인류가 핵확산억지에 실패할경우 서기2천년에는 적어도 20∼30개국이 핵을보유, 핵전쟁의 위험성이 커질것으로 보고있다.
또 최근 20년동안의 각종조사결과로 나타났듯 기성종교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는 반면 물질문명의 홍수속에 인간의 정신적 불안은 더욱고조돼 이색종교·각종종파·비교등이 급증할전망이다.
한편 프랑스의 여론조사기관인 IFOP가 서기2천년을 주제로 실시했던 여론조사결과는 다음과같다.
①실현가능성이 높은것=▲1년장기일기예보(44%)▲성격개조의약품(39%)▲가정붕괴(36%)▲학교교육의퇴장(32%)▲인간수명1백세로연장(17%)
②실현가능성이 없는것=실현가능성이 높은것의 역순.
③실현희망우선순위=▲수명1백세연장(62%)▲장기일기예보(60%)▲학교교육퇴장(24%)▲성격개조용의약품(24%)▲가정붕괴(5%)
④원폭이 사용될것으로 믿는사람=조사대상자 전체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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