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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한반도 6월의 '惡夢'

중앙일보

입력

긴급 뉴스특보입니다.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폭격했다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금 전 공식 발표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신보수 특파원.

"예, 워싱턴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27일 오후 2시, 즉 약 한시간 전 북한 영변 내 핵시설에 대해 제한적 폭격을 단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핵 활동이 미국과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어떤 선택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오로지 북한의 핵 능력 제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북한에 대한 무력 침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북한이 이번 조치와 관련,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경우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격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기습적인 영변 폭격으로 '한반도 6월 위기설'이 현실화했습니다. 북한이 무력 대응으로 나올 경우 '제2의 한국전'이 불가피한 일촉즉발의 상황입니다. 북한군의 동향이 궁금합니다. 국방부에 나가 있는 인계철 기자.

"예, 인계철입니다. 미국의 영변 공습이 이루어진 것은 우리 시간으로 오전 3시였습니다. 그로부터 약 1시간20분이 지난 현재까지 휴전선 일대와 공중.해상에 걸쳐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미연합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최고 준비태세인 '데프콘Ⅰ'을 발령, 사실상의 전시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번 폭격에 이라크전에서 위력을 떨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스텔스기가 동원됐다고 밝혔습니다. 펜타곤 연결합니다. 강경파 특파원.

"예, 펜타곤입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방금 전 끝난 기자회견에서 이번 폭격은 방사화학실험실과 실험용 원자로 등 영변에 있는 14개 핵시설을 노린 '정밀 조준 폭격(surgical pinpoint strike)'이었다면서 폭격에는 약 4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벙커버스터(GBU-28) 등 약 50발의 정밀유도폭탄이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한반도 해역에 배치된 미 7함대 소속 구축함과 잠수함 등에서 발사됐고, 정밀유도폭탄은 괌에서 출격한 F-117A 스텔스 전폭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폭격 장면을 공개하고, '작전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이었습니다.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고, 盧대통령은 이를 방미 외교의 성과로 과시했습니다. 청와대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마고요 기자.

"예, 마고요입니다. 미국은 영변 폭격 직후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 폭격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분위기입니다. 盧대통령은 곧 특별담화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담화의 내용은 어떤 것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까.

"북한이 무력대응으로 나올 경우 우리로서도 맞대응이 불가피하며, 이는 두번째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비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민족의 이름으로 북한의 자제를 간곡히 촉구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꿈은 이루어진다는데 악몽도 현실이 되는 것인가.
배명복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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