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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0명 중 3명 HPV 감염 … 방치하면 자궁경부암 키운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자궁은 여성의 상징이다. 아이에서 여성의 몸으로 변화하는 첫 단추인 초경이 바로 자궁에서 시작한다. 생명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여성성의 마침표를 찍게 되는 곳 역시 자궁이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대접은 소홀하다.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이 대표적이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윤주희(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 교수를 만나 자궁경부암의 예방·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자궁경부암은 왜 발생하나.

“자궁경부암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감염으로 발병한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 이상은 HPV에 감염됐다. HPV가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질암·항문암·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한다. 물론 HPV에 감염됐다고 모두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1~2년 사이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HPV 감염이 반복되거나 지속될 수 있다. HPV 유형에 따라 고위험 HPV는 자궁경부암, 저위험 HPV는 생식기 사마귀 등으로 진행된다.”

-HPV가 자궁경부암에 치명적인 이유는.

“HPV는 생식기나 항문·구강 점막에서 주로 활동한다. 자궁과 질을 연결하는 자궁경부 점막은 HPV 감염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HPV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자궁 경부의 세포 변화를 동반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한국 여성 HPV 감염 여부에 대해 조사했더니 여성 10명 중 3명은 HPV에 감염된 상태였다. 엄마와 딸이 함께 HPV 감염을 예방·관리해야 한다.”

-예전과 달리 20대 젊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퍼진다. 전 세계적으로 성 접촉 연령이 낮아지면서 HPV 노출 위험이 커졌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평균 12.8세에 성 접촉을 시작한다. HPV 감염은 성 접촉 이후부터 증가한다. 2012년 부인종양학회에서 연령별 HPV 감염률을 조사했더니 18세 이상 20세 이하 여성이 절반(49.9%)을 차지했다.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둘 중 한 명은 HPV에 감염된 상태라는 의미다. 문제는 낮은 검진율이다. 부끄러운 마음에 산부인과 방문 자체를 기피한다. HPV 감염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HPV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일본에서 HPV 백신 접종을 두고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유독 한국·일본만 자궁경부암을 막는 HPV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캐나다·이탈리아 등에서는 HPV 백신 접종이 오히려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본에서 HPV 백신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전 세계에서 수집한 HPV 백신 안전성 정보를 종합분석했다. 그 결과 위원회는 HPV 백신과 이상반응이 서로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HPV 백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확인되지 않은 우려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이 불필요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HPV 백신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자궁경부암은 정기적인 검진과 백신 접종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HPV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고 중단하면.

“HPV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성인은 최초 접종 후 각각 2개월·6개월 후 추가로 접종한다. 총 6개월간 세 차례 접종해야 만족할 만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불안한 마음에 1~2회만 접종하고 중단했다면 나머지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언제 백신 접종을 시작해야 하나.

“HPV 백신은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인 청소년기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나이가 많은 24세 이상 45세 이하 여성이라도 HPV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백신을 접종했을 때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가 HPV 백신은 HPV 16·18형이 유발하는 자궁경부암을 98% 예방한다. 외음부암·질암은 100% 예방한다. 생식기 사마귀도 99% 정도 막을 수 있다. HPV 백신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도입한 덴마크·호주 등에서는 자궁경부 전암 병변·생식기 사마귀 등 HPV 관련 질환이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하던데.

“HPV 감염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남성은 HPV 감염으로 항문암·음경암·생식기 사마귀를 앓을 수 있다. 생식기 사마귀는 여성보다 남성 발병률이 더 높다. 최근에는 두경부암도 HPV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미국·호주·오스트리아와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는 남학생에게도 HPV 백신을 필수적으로 접종하고 있다.”

-접종비가 부담스러운데.

“자궁경부암에 걸렸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검사·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만 감안해도 접종비가 훨씬 저렴하다. 최근에는 HPV 백신 접종비용이 떨어지고 있다. 9세 이상 13세 이하 소아는 2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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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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