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수 12회로 줄이고 휴식시간 90초로 늘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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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파리 AP·AFP=연합】프로복싱 세계권투평의회(WBC)의「호세·술레이만」(멕시코)회장은 지난 주말 미국에서 벌어진 세계권투협회(WBA)2개 체급 타이틀전에서 복서들에게 불상사가 발생한데 뒤이어 16일 세계타이틀전의 운영방식을 대폭 변경시킬 것을 촉구했다.
김득구가 14일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WBA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불행을 당한 것과 함께 13일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WBA주니어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미국의 챔피언「아론·프라이어」에게 14회 KO패한 니카라과의「알렉시스·아르게요」도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주 베니스에서 열린 WBC총회에 참석한 뒤 멕시코로 돌아가는 길에 파리에 들른 「술레이만」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세계타이틀전 운영방식 변경문제와 관련하여 즉각적인 조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술레이만」회장은 불행히도 세계의 일부지역에서는 대중들이 권투경기에서 유혈난투극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중들이 권투 계에 가하고 있는 이같은 압력에도 불구, 권투경기를 보다 안전하고 인도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권투경기규칙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레이만」회장은 그러나 의료전문가들이 권투선수들의 안전문제를 검토하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 1개월간 모든 프로권투경기를 중단시키자는 미 프로모터「보브·애럼」씨의 제안을 일축하면서『1개월이란 기간 내에는 아무 것도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그의 제안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술레이만」회장은 타이틀전의 라운드 수를 현재의 15회전에서 12회전으로 줄이고 각 회전간의 휴식시간을 60초에서 90초로 늘리는 한편 경기중 한 선수가 수세에 몰려 고전하면 스탠딩 다운으로 간주하여 주심이 카운트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술레이만」회장은 또 주심이 경기자체의 성공보다는 선수의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도록 주심들의 정신상태도 바뀌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WBC는「술레이만」회장의 이같은 견해를 구체화하기 위해 오는83년 7월 미국에서 세계권투 주·부심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술레이만」회장은 또「아르게요」가 필요이상으로 너무 많이 두들겨 맞았기 때문에 그의 경우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이는 주심이 경기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술레이만」회장은 이어 주심이 경기를 보다 일찍 중단시켰어야만 했다고 말하고 WBC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과 함께 특히 복싱에 역점을 두어 운동경기중의 부상을 예방하고 치료키 위한 영구적 의학연구계획을 수립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WBC는 10만 달러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오는 83년1월부터 이같은 목적을 달성키 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WBC는 또 앞으로 수년간 벌어지게 될 타이틀전과 세계각처의 기부금 등으로 2백만∼4백만 달러의 자금을 더 확보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술레이만」회장은 이어 그가 귀국하는 즉시 세계 타이틀전 운영방식변경에 관한 제안을 WBC집행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며 만약 만사가 계획대로 된다면 오는 83년 6월까지는 이에 대한 몇몇 구체적 조처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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