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황제가 싫어" 조던 내친 위저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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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황제'에겐 이제 코트도 구단도 없다.

최근 은퇴한 마이클 조던(40)이 경영에 참여하려던 워싱턴 위저즈 구단에서 쫓겨났다.

위저즈 구단은 8일(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조던의 복귀도, 구단에 대한 경영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조던과 위저즈 구단주 에이브 폴린이 홈코트인 MCI센터에서 변호사를 대동한 채 30분간 이야기를 나눈 후 나왔다.

그러나 몇 시간 후 이 소식을 전해들은 조던은 발끈했다. 조던은 "폴린 구단주와 대화할 때도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사전에 아무런 논의도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며 "오랫동안 쌓아왔던 서로간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조던은 두번째 은퇴 후인 2000년에 공동구단주로 위저즈 구단 경영에 참여했으나 이듬해 코트로 복귀하면서 공동구단주 자리를 내놓았다.

위저즈 구단이 NBA 역사상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인 조던을 내친 것은 선수들과의 불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경기 도중 조던은 종종 선수들을 심하게 꾸짖었다.

선수들은 한때 자신들의 계약권을 쥐락펴락하던 조던과 함께 코트를 뛰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고, 특히 마지막 홈경기 후에는 조던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폴린 구단주에게 쏟아부었다.

또 조던이 두차례 관여했던 트레이드와 신인 드래프트가 모두 실패해 팀이 두번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결별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조던은 오랫동안 대학 감독만 맡아 프로 경험이 전무했던 레너드 해밀턴을 위저즈 감독으로 앉혔다가 선수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

조던은 위저즈 구단에서 쫓겨나긴 했지만 농구계에는 계속 남을 것으로 보인다. 2004~2005 시즌에 맞춰 창단될 예정인 샬럿 구단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샬럿의 경영주인 로버트 존슨은 이날 "이미 수차례 조던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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