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혼전 속에 「나까소네」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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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집권자민당의 총재예비선거는 일부 투표가 실시되기 시작함으로써 종반전을 맞고 있다.
전 당원의 우편투표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 10일 현재 이미 5만여 표의 투표지가 당 본부관리위원회에 도착했다.
중반전을 넘기면서 드러난 이번 선거전의 새로운 양상은 비주류 세력에 내분이 생겨 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전의 특징은 당내 주도권을 계속 장악하기 위해 3개 파벌이 단합, 「나까소네」(64·중주근강홍·행정관리청장관)를 단일후보로 옹립한 주류 측의 『이두일각』체제와 「다나까」축출을 내걸고 3명의 후보가 출마한 비주류의 3파 연합의 『삼두일각』체제의 대결로 집약될 수 있다.
그러나 주류 측 각 파벌의 결속을 강화, 빈틈없는 팀 플레이를 벌이고있는데 비해 비주류의 3파 연합은 벌써부터 각 파벌간에 의견대립과 갈등을 드러내는 등 내부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비주류는 어떻게 하든지 3명의 후보를 내세워 예비선거를 실현, 선거운동을 통해 「반 다나까」「정치윤리확립」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반 주류무드를 조성, 총재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비선거를 실현시키는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선거전의 내용은 공동전선에 구멍이 생김으로써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비주류연합의 균열이 있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명백히 드러난 것은 지난 2일 비주류 3 후보의 공동기자회견 예정이 「나까가와」(57·과학기술처장관)후보의 보이코트로 유산됐을 때였다.
사실 이번 예비선거에 임하는 비주류 3파의 자세는 주류 파의 「나까소네」를 꺾어야 한다는데 까지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지만 그대신 비주류에서 누구를 당선시키자는 데까지는 의견의 접근을 보지 못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대표주자는 「고오모또」로 돼있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두 후보가 「고오모또」당선을 위해 들러리로 출마한 것은 아니며, 다음에 있을 선거에 대비, 자신의 지반을 구축하자는 목적이 더 컸다는 얘기다.
특히 「나까가와」·「아베」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라이벌이다. 두 사람 모두 뉴 리더그룹의 선두주자로 이번 예비선거에서 1,2등은 바라지 않지만 누가 3등으로 본선에 진출하느냐는 앞으로의 정치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돼있다.
그런 만큼 3,4위를 가늠하는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싸움은 1,2위 다툼보다 조금도 가볍지 않다.
이런 사정인 만큼 비주류 3후보는 서로 상대방의 표를 깎아먹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아베」를 후보로 내세운 「후꾸다」파에서는 「나까가와」의 후보등록을 위해 빌려줬던 23명의 자파의원을 즉각 소환, 「아베」 선거운동에 풀 가동하고 있다.
정책면에서도 같은 비주류 후보간에 거리를 보이고 있다.
「고오모또」「아베」 두 후보가 소득세 감세를 주장하는데 비해 「나까가와」는 『감세는 실현될 수 없는 헛소리』라고 공격하고 각종 세제혜택을 철폐, 증세불가피론을 펴고있다.
각 후보의 선거전략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이채를 띠고 있다.
다수의 힘을 배경으로 한 주류파의 「나까소네」후보가 「다나까」·「스즈끼」·「나까소네」 3파의 결속을 바탕으로 합동선거 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78년 예비선거 때 「오오히라」 전 수상이 구사했던 「롤러작전」을 전개, 의원 비서들로 구성된 대규모의 「비서군단」을 주요지역에 투입하고 있는데 반해 비주류파의 「나까가와」후보는 문제발언을 계속 터뜨려 매스컴을 타는 「언론전」을 펴고 있다.
비주류파의 대표타자인 「고오모또」진영은 비서진에 지역별로 책임을 분담시켜 전화공세를 펴는 「전화작전」을 주무기로 하고있으며, 「후꾸다」파의 「아베」후보는 호별방문과 전화공세를 동시에 전개하는 혼합전략이다.
「고오모또」의 경우 「고오베」를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의 표밭과 일본대 동창관계자들에게는 「고오모또」자신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선거결과는 오는 23일 투표가 끝난 후 24일의 개표결과를 기다려보아야 알겠지만 중반전을 넘긴 현 시점에서 드러난 각 후보의 우열은 대체로 일사불란한 체제로 「롤러작건」을 전개, 당원에 대한 호별방문을 하고 있는 주류파의 「나까소네」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관심의 초점은 비주류파가 과연 어느 정도 단결을 회복, 종반전의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고 본선에 임하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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