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차회사들, 자동변속 기어 단수 높이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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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 향상을 위해 기존 3~4단에 그쳤던 자동변속기의 단수를 6~8단으로 높이는 '기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고유가로 연료 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등이 기어 단수를 6, 7, 8로 끌어올린 신차종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자동차의 기어 단수가 높아지면 작은 동력으로 출발할 수 있고, 고속 주행시에도 동력 소모량이 줄어들어 그만큼 연비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또 고단 기어를 장착할 경우 첨단 자동차라는 인상을 주는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GM은 포드자동차와 공동으로 6단 자동변속기 개발에 나서 2006년 모델부터 적용키로 했다. 2010년까지 6단 자동변속기를 해마다 300만 개씩 생산할 계획이다. 포드도 올 가을에 시판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러에 6단 기어를 탑재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도 이미 신형 제타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한 술 더 떠 대부분의 신형 모델에 7단 기어를 채용키로 했으며, 도요타는 지금까지 개발된 기어 중 최고 단수인 8단 자동변속기를 고급형 인기모델인 렉서스 브랜드에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북미시장에서 6단 이상의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비율은 현재 3%에서 오는 2010년에는 40% 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CSM월드와이드에 따르면 기어 단수가 4단에서 6단으로 높아지면 연료 효율이 3~7%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1ℓ로 8.4km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8.7~9.0km로 늘어날 수있지만 잦은 변속에 따른 소음 증가 등 해결해야할 문제도 만만치 않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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