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첩보망 총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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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8일 시작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을 앞두고 첩보전이 한창이다. 훈련을 정찰하려는 미국과 이를 막으려는 중.러 간의 싸움이 치열하다. 자연히 첨단장비도 동원되고 있다.

합동훈련은 사실상 이미 시작됐다. 9일 러시아 공수여단과 95MS 전략폭격기 등이 훈련장소인 중국 산둥(山東)반도로 이동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특수부대 8000여 명도 산둥반도 주변에 배치를 마쳤다.

러시아 극동함대 일부는 10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출발, 동해에서 남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 함대는 제주도 남단을 지나 16일께 산둥성 칭다오(靑島)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병력이동에 맞춰 미국과 일본은 훈련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미국 해군신문은 10일 "진주만에 정박 중인 미국 해군 소속 산타페와 SSN763 핵잠수함이 서태평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의 임무가 주변지역 군사정보 수집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도 이번 훈련과 관련, 정찰위성이 해당 지역에 대한 특별감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자위대 소속 정찰기도 이미 작전에 들어갔다고 홍콩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 당국도 비상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의 정찰을 막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산둥성 등 훈련지역 주변에 정찰기를 수시로 띄우고 있다.

미국 정찰기의 접근을 막고 레이더로 교란전파를 발사해 훈련내용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중.러는 또 훈련내용 도청을 차단하기 위해 기존의 군 통신 암호체계 외에 이중삼중의 복잡한 암호체계도 새로 만들었다.

한편 이번 훈련을 지휘할 중국 측 사령관은 거전펑(葛振峰)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유력하다고 홍콩의 문회보(文匯報)가 12일 보도했다. 장친성(章沁生) 해방군 총참모장 조리는 거 부총참모장을 보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이번 훈련 지휘관으로 육군 부사령관인 블라디미르 몰텐스코이 대장을 임명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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