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수퍼달러 시대 … 미국 금융상품에 베팅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8면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수퍼 달러’ 시대엔 미국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의 기저에는 미국 경기회복이라는 펀더멘털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오 연구원은 “미국은 수출이 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추세적으로 줄고 있고 민간고용은 완만하지만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기에 돈줄을 죄고 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일본 등 선진국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도 달러 강세 기조를 예상케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달러 강세가 이어질 때 어느 시장이 매력적일까. 가장 먼저 미국이 꼽힌다.

 최근 뉴욕증시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 주가가 싸다는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미국 기업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어 장기 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유로존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독일의 투자가 둔화하고 있고 프랑스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유럽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 경제정책을 놓고 유럽 수장의 의견은 계속 엇갈리고 있다”며 “재정긴축 완화를 통해 경기 회복을 바라는 측과 균형재정을 바라는 독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에 대해서는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풀려나갔던 돈이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에 직면한 신흥국 경제엔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

 오 연구원은 “신흥국 가운에 중국과 인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고, 인도는 달러 강세에도 환율시장이 출렁이지 않았고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도 높다”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