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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설 우수의 사슬 4일부터 연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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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앙일보는 1년여에 걸쳐 절찬속에 연재해온 최인호씨의 소설『적도의 꽃』을 오는 30일로 끝내고 연휴뒤인 10월4일부터 조선작씨의 야심작『우수의 사슬』을 새로 연재합니다.
71년 단편『지사총』으로 문단에 나와 『영자의 전성시대』「관건한 사람』『미완의 사랑』등 많은 문제작을 발표한 조씨는 우리 사회의 특수한 계층을 조명, 그 밑바닥에 깔린 짙은 인간애를 묘사하여 독자들의 큰 관심을 모아 왔습니다.
작가 조씨는 본지독자와 처음 대면하는 이번 소설『우수의 사슬』에서 자라온 환경이나 가족관계가 평범하지 않은 두 남녀를 등장시켜 그들 사이에 싹트는 사랑의 기쁨과 아름을 그리면서 그들을 고뇌하게 하는 오늘의 우리사회를 보이겠다고 합니다.
삽화는 『겨울여자』『풀잎처럼 눕다』등으로 본지독자와 친숙한 김영덕 화백이 맡아 작품을 더욱 빛내줄 것입니다.

<플라토닉러브의 고달픈 여정>
작가의 말=이번 소설에서 천착하고자 하는 것은 플라토닉러브다. 이런 고색창연한 주제의 절정이 오늘날과 같은 개방시대에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돈·키호테」처럼 양손에 각각 창과 방패, 모순을 쥐고 떠나려한다.
플라토닉러브의 성채는 어디쯤일까, 지금으로서는 짐작도 할 수가 없다. 그런 여정이 결코 순탄할 수만은 없으리라. 순탄하기는커녕 플라토닉의 반대개념, 그것도 최악의 사건들과 수없이 부닥치리라는 것은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빤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들을 회피하거나 우회해서는 결코 목적한 성문 앞에 이를 수 없으리라. 기왕 부닥쳐야 한다면 정면으로 당당하게 부닥칠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내 자신의 능력의 몫에 운명을 걸지는 않겠으며, 겸허하게 신의 몫을 석구하겠다. 독자 여러분의 격려를 바란다.

<약간의 겁먹음과 설렘이…>
화가의 말=이제 조석으로 청량함이 느껴지고 화실에서 바라보이는 북한산이 벌써 깊은 갈매빛으로 추색을 머금었다. 때맞추어 새 일거리가 안겨졌다. 조선작씨의 『우수의 사슬』. 여름을 벗은 심신에 의욕이 솟는다. 어지간히 이력이 났을 법한데 지금도 언제나의 버릇처럼 약간의 겁먹음과 설렘을 모면할 길이 없다. 애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눈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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