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팬클럽이 쇼핑몰로 … 짝퉁 찻잔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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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팬클럽 쇼핑몰에서 파는 ‘상무위원 찻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인터넷 팬클럽이 쇼핑몰로 인기다. 시 주석이 공식 행사에서 사용했던 제품과 같은 모양의 짝퉁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인 신랑(新浪)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개설된 ‘시진핑을 배우는 팬클럽(學習粉絲團)’은 최근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 가게를 차렸다. 간판은 팬클럽 이름과 같다. 이곳에선 시 주석이 국빈을 맞을 때 사용한 ‘상무위원 찻잔’을 138위안(약 2만9400원)에, 국빈 접대용 검은색 우산은 128위안(약 2만31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찻잔은 소나무와 난초·목단이 각각 새겨진 3종류로 가격은 같다. 이중 소나무 무늬가 가장 인기가 있는데 24일 하루에만 44세트가 팔렸다. 또 마르크스·레닌 찻잔은 개당 38위안, 커플 마르크스·레닌 찻잔은 48위안에 각각 판매한다. 쇼핑몰 관계자는 베이징청년보에 “지난 8일 광둥지역에서 견본을 만들어 쇼핑몰에 올렸는데 매일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국가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들이 사용하는 찻잔을 찾는 고객들이 가장 많은데 이 제품은 후난(湖南)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난은 중국 국가 지도부가 사용하는 찻잔과 자기를 주문 생산하는 곳이다.

 팬클럽 측은 앞으로 시 주석 관련 제품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26일 현재 팬클럽의 팔로워는 266만 명으로 개설 당시 5만 명보다 53배 늘었다. 이 클럽 개설자는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사는 한 직장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팬클럽이 시 주석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가 원수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도 당국이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에서 시 주석의 대민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일부러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또 시 주석과 가까운 인사가 팬클럽의 실제 개설자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한편 시 주석 부부를 찬양하는 내용의 ‘시다다(習大大)는 펑마마(彭麻麻)를 사랑해’란 제목의 뮤직비디오가 18일 중국 인터넷에 올라온 이후 일부 사이트에서 조회 수가 45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두 호칭은 시 주석과 펑 여사를 친근하게 부를 때 사용된다. 이 뮤직비디오는 시 주석 부부의 모습을 담은 사진 33장과 만화 2장으로 구성됐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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