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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모 쓴 참전노장들과 축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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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2면

<전쟁기념비 헌화>
전두환 대통령은 30일 상오(현지시간) 오타와시 중심가 연방 광장에 있는 전쟁기념비에 헌화.
진혼곡이 광장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묵념을 마친 전대통령은「로이즈·플러머」캐나다 참전용사 연합회 회장(당시 상사·임진강 전투 참전)의 거수경례를 받은 뒤 35명의 노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가슴에 훈장을 달고 있었고, 베레모를 쓴 채 6·25때 참전하여 함께 싸우다 숨져간 5백 16명의 동료들에게 묵념을 올리며 넋을 위로.

<정상회담>
30일 상오(한국시간 30일 밤) 캐나다 수상 실에서 열린 전두환 대통령과 「트뤼도」캐나다수상과의 단독정상회담은 당초 예정시간을 1시간 이상 넘겨가며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회담내용은 일체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대통령의 태평양 정상회담 구상과 양국의 경제협력 문제, 그리고 국제 정세 전반에 대해 상당히 광범위하고 깊숙한 의견교환이 있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회담관계자는 『외교기밀에 관한 문제이므로 회담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회담은 상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단독회담, 11시부터 12시까지 확대회담의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단독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1시간이나 더 길어져 낮 12시 가까이까지 감으로써 양국정상이 참석한 확대회담은 15분 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
전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을 마친 뒤 확대회담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기존관계의 강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혈맹 우방으로서 더욱 우호관계를 증진해 나가자』고 다짐하고『「트뤼도」수상과의 정상회담에서 국제정세 전반에 대해 장시간 광범위하게 의견을 나눴고, 「트뤼도」수상의 경륜 높은 국제정세 관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인사.
전대통령은 『구체적인 경제통상 현안은 관계 각료들이 각자 자국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계속 토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뤼도」수상은 인사말에서『전대통령과는 긴 시간 동안 동서진영 문제를 비롯, 국제정세 전반과 빈부 국의 남북문제 등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교환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상오 9시 45분 전대통령은 「아미오」캐나다 의전장의 안내로 국회의사당에 도착, 현관에서「트뤼도」수상의 영접을 받으며 중앙 홀로 올라와 「장·마르샹」상원의장 등 의회 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눈 다음 방명록에 서명했으며, 이어 수상 실에서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수상 주최 오찬>
전두환 대통령은 30일 낮 (현지시간) 「트뤼도」수상이 수상관저에서 베푼 오찬에 참석. 오찬이 거의 끝날 무렵「트뤼도」수상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한·캐나다 양국의 영원한 우의를 다짐하는 축배를 제의했고, 이어 전대통령이 다시 축배를 제의.
전대통령은 축배사에서『본인은 이 천혜의 나라 캐나다에 머무르는 동안 귀국 정부와 국민이 지난 1백 15년 간에 걸쳐 성취해온 놀라운 업적과 오늘의 경제발전을 위한 단합된 노력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을 매우 인상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부인 오찬>
한편 영부인 이순자 여사는 같은 시간에 「슈라이어」총독 부인이 총독관저에서 베푼 오찬에 참석.
이순자 여사는 오찬에 앞서 총독부인의 안내로 「바워」주한 캐나다 대사 부인을 비롯한 11명의 캐나다 측 여류 인사들과 환담.
이어 이 여사는 오찬 참석자들과 잠시 관저 내에 있는 온실을 둘러보기도 했다.

<총독주최 만찬>
「슈라이어」총독 내외가 30일 저녁(한국시간 31일 상오)총독관저 볼룸에서 전대통령 내외를 위해 베푼 공식 만찬은「트뤼도」수상을 비롯한 양국의 주요인사들이 두루 참석한 가운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약 3시간동안 진행됐다.
전대통령과 「슈라이어」 총독 내외는 리시빙라인에 서서 만찬 참석자들을 일일이 악수로 접견한 뒤 전대통령과「슈라이어」 총독·영부인과 총독부인·「트뤼도」수상의 순으로 만찬 장에 입장, 헤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언론반응>
전두환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을 맞아 이곳에서 발행되고 있는 각 신문들은 이례적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 전대통령의 동정과 한가 통상 전망 등에 관해 일제히 크게 보도.
토론토에서 발행되고 있는 캐나다 유일의 전국지인 글러브 앤드메일지는 30일자에서 양국의 정상회담에서는 통상문제가 많이 다뤄질 것이라는 내용의 사실을 실었고, 11면에는 전단으로 『한가간 통상에 밝은 전망』제 하의 장문의 해설기사와 함께 현재의 통상현황 및 전망 등을 다뤘다.
몬트리올에서 발행되고 있는 불어지 라프레스와 영자지 가제트 토론토 스타 등도 30일자에 전대통령의 생트안 병원 방문을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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