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긍지 갖고 살게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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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캐나다 도착>
한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캐나다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전두환 대통령은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28일 하오(현지시간) 오타와 공군기지에 도착,「슈라이어」총독내외를 비롯한 캐나다 정부인사와 3백 여명의 교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전대통령 내외는 이날 이타현 주 캐나다 대사와 「아미오」캐나다 의전장의 기상영접을 받은 뒤 영기지 사령관 안내로 사열대에 등단, 의장대를 사열하고 총독관저로 가 여장을 풀었다.
한편 라스팔마스에서 오타와로 향하던 기내에서 전대통령의 모든 공식·비공식 수행원들은 지난번 미국과 아세안 방문 때와 같이『모든 언행에 한국인으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치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

<교민 리셉션>
주말인 28일 하오(현지시간) 오타와의 한국 대사관저 정원에서 있은 교민 리셉션은 캐나다 여러 곳에서 1천 2백 여명의 교민 가족들이 모여 대성황.
8백여 평의 넓은 정원에는 오타와 거주 교민 1백 여명을 비롯, 토론토 지역의 8백 여명과 몬트리올, 밴쿠버, 에드먼턴, 캘가리 지역 등 캐나다 전역에서 온 교민들로 발 들여놓을 틈이 없을 정도였으며, 관저 발코니에선 김승순씨가 지휘하는 30명의 토론토 한인 교향악단이 고향의 봄·몽금포타령·양산도 등의 감미로운 전율을 연주, 한층 흥을 돋우었다.
영부인 이 여사와 경기여고 46회 동창이라는 서병영·조애정씨 등 6명은 이 여사 손을 꼭 잡고 『24년 만에 만나는 것』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전대통령이 교민들에게 둘려 싸여 음료수를 들며『라스팔마스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7시간 5분이나 걸렸다』고 환담을 시작하자 토론토에서 온 한 교민은『저희는 버스로 5시간을 달려 왔습니다』고 말해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전대통령은 『아프리카에 가 보니 어느새 진출했는지 수많은 동포들이 자리를 잡고 열심히들 살고 있더라』고 소개하고 『해외에 사시는 여러분들 이야말로 개척자이며 애국자』 라고 격려.【오타와=김옥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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