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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의 긴 계곡…곳곳에 폭포|강원도 동해시 두타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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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처서가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그 동안 무더위를 피해 바다로 강으로 나갔던 사람들도 이젠 모두 돌아와 차분한 마음으로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는 때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동안 멀리했던 산과 다시 가까와지고 싶은 때. 구슬땀을 흘리고 정상에 올라 발 밑에 펼쳐지는 장관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키우기에 좋은 계절이다. 태백산맥 줄기가 동남으로 해안을 끼고 내려오다가 한번 크게 꺾여 정남으로 달리는데 그 꺾이는 바로 중심에 있는 산이 두타산과 청옥산. 두타산(l천3백52m)은 그 동안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산으로 행정구역상으론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예전엔 배평읍 삼화리로 배평역에서 서쪽으로 약 20㎞ 지점에 있다.
여기서 다시 서쪽 가까이에 높이 l천5백63m의 청옥산이 있고, 청옥산의 고봉과 두타산 사이를 잇는 의가등(일명 횃대)은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길게 이어져있다.
배평에서 서쪽으로 약 10㎞쯤 가면 삼화동(옛날 삼화리)이 있고, 여기서 다시 4㎞쯤 떨어진 삼화사에서부터 무능계가 시작된다. 청옥산·두타산에 이르는 일대에 학소대·오십정산·천은사·두타산성·옥류동·용추폭포 등 절경이 펼쳐진다.
무능계는 삼화사에서 두타산까지 약 14㎞의 긴 계곡. 맑은 물이 넓은 반석 위를 흐름으로써 마치 무릉도원에 온 것 같은 황홀한 기분을 준다.
고로 충렬왕 때 유명한 학자인 동안거사 이승휴는 정승벼슬도 마다하고 이 곳에 머물렀다하며, 조선조의 명필인 양사언이 썼다는 「무릉도원 중태천석두타동천」이라는 각자를 비롯, 넓은 반석 위에 숱한 시인·묵객들의 흔적들이 새겨져있다.
삼화사는 오대산 월정사의 말사를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 자장률사가 당에서 돌아와 창건한 유서 깊은 절. l907년 의병항쟁 때 일본군이 방화, 소실됐다가 최근에 다시 중건했다.
삼화사에서 무능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계류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학소대는 아슬아슬한 절벽 사이로 4단의 비단폭포가 쏟아지는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옛날에 한 선비가 이곳에서 종이로 학을 접어 날렸더니 청옥산 밑까지 날아가 앉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무릉계곡을 가로질러 건너는 곳에 있는 왕류동엔 집채만한 바위들이 수없이 널려있는 사이로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다시 2㎞쯤 떨어진 곳에 용추폭포가 있다. 이 폭포는 청옥산에서 발원, 상·중·하 3연으로 이뤄져있다. 상·중연은 깊은 항아리모양을 하고있고, 하연은 바위사이로 마치 용이 날아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모습이다. 옥류동에서 용추폭포로 오르는 중간쯤에서 우측으로 깎아지른 듯한 벼랑을 만나는데 이것이 바로 병돌바위. 약 1백m 길이의 긴 벼랑에는 온갖 형상을 한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이중에서 가장 크고 우람한 바위가 장군석이다.
장군석 바로 밀에 선녀들이 놀았다는 선욕탕이 있고, 이곳에서 다시 5분 정도 가면 삼천포시에 이르는데 이 삼단폭포가 용추계곡의 물과 다시 합해 큰 폭포(폭포)를 이룬다.
청옥산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약 2㎞를 오르면 바로 두타산 정상. 이곳에선 멀리 동해바다가 보이고 일대의 산봉우리들이 발 아래에 있어 마치 선괴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두타산 정상에서 하산코스를 택해 오십정산 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l㎞쯤 가면 두타산성. 이 성은 일명 동석산성으로 신라 파사왕 23년(l03년)에 처음으로 쌓기 시작, 임진왜란 때는 의병들이 모여 왜거에 항전한 곳이기도 하다.
산성에서 다시 하산길을 잡아 3㎞쯤 내려간 곳에 위치한 오십정산(6백78m)은 천은사의 주봉. 산마루에 수백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반석이 있으며 서남쪽에는 바위가 크고 작은 혈정 50개가 뚫려있는 신기한 오십정이 있다.
이곳 오십정산에서 배수고개를 지나면 원래 출발점이었던 삼화사로 되돌아 오게된다.

<등산코스>두 가지로 ①삼화사→무능계→용추폭포→문간재→사원터→연칠성령→청옥산→두타산 ②삼화사→오십정산→두타산.
보통 ①코스로 돌아 ②코스로 내려가는 코스를 많이 택하지만 하산 때 오십정산에서 천총사쪽으로 빠져 배수고개·삼화사로 내려오기도 한다.

<교통>서울에서는 동해까지 가서 이곳에서 삼화동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동해시(배평)에서 숙박하거나 또는 삼화사에서 숙박. <추자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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