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탁구에 미대표로 출전한 나인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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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년만에 국내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최선을 다해야지요』
7O년대 초 정무숙·이에리사·박미나 등과 함께 한국여자탁구를 이끌었던 전국가대표 나인숙(30·미국콜로라도주덴버시·사진)이 미국여자대표 어머니 선수로 제2회 서울오픈국제탁구대회에 출전, 8년만에 선을 보이게 됐다.
동덕여중·고를 거쳐 산업은행팀에 입단하면서 70년부터 국가대표선수생활을 시작했던 나씨는 74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전까지 70년 일본아시아선수권대회, 71년 나고야세계선수권대회, 73년사라예보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여자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했었다.
사라예보여자단체전 우승의 주역이었던 정지숙과 여고시절부터 라이벌로 국내여자탁구를 주름잡던 나씨는 미국에 이민가서도 오하이오주립대학에 다니면서 선수생활을 계속, 77년 전미오픈대회여자단식우승 등 미국여자챔피언을 줄곧 유지했었다.
특히 나씨는 79년 평양세계선수권대회에 미국대표선수로 참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출산 때문에 한 2년반동안 탁구를 못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다시 탁구를 다시 했는데 예전만 못하군요』
나씨는 최근 한국탁구가 국제탁구계에서 지위가 향상되었지만 이에 못지 않게 훌륭한 선수를 육성하는데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제가 활약할 때 보다 국내스포츠열기가 대단한 것 같아요. 서울의 첫 인상이 올림픽무드가 고조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이제 서울오픈은 국제탁구계에서 각국이 출전하고싶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어요. 앞으로는 동구권을 포함한 공산권이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양보다는 질에 충실해야 될 것 같습니다』
78년에 잠깐 들른 후 4년만에 찾아온 서울이 무척 활기찬 것 같다는 나씨.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공부하면서 탁구를 통해 알게된 인도인 「셰이커·부산」씨(건축업)와 결혼, 21개월된「오스틴」이라는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선수. 미국에서는「인숙·부산」으로 더 이름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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