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리포트] 해외직구 대행서비스 '스냅샵' 김진하 대표

중앙일보

입력

해외 직구(직접 구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 날(11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올해는 28일)을 앞두고 국내 소비자 중에도 직구를 벼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해외직구를 하고 싶어도 직접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첫 화면부터 영어로 표기되고 결제 시스템도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해서다. 여기에 애프터서비스(AS)가 제대로 될지, 정품 판매를 하는지에 대한 불안도 크다. 스타트업 기업인 캐주얼스텝스를 창업한 김진하(37ㆍ사진)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쉬운 해외쇼핑’을 모토로 해외 직구 대행서비스 ‘스냅샵(gosnapshop.com)’을 만들어 지난달 열린 ‘글로벌K-스타트업 프로그램 2014’에서 대상격인 미래부장관상을 받았다. 해외 전문가들이 주는 구글ㆍ퀄컴 특별상까지 받았다.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21일 서울 서초동 캐주얼스텝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스냅샵을 이용한 구매액이 매주 30% 이상씩 늘고 있다" 고 말했다. 비결은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관련 정보를 스냅샵 사이트를 통해 신속하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해외 사이트와 직접 연동되는 덕에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브랜드에 관한 정보를 미국 소비자들과 사실상 동시에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GAP브랜드의 의류 정보를 GAP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스냅샵을 통해 한글로 볼 수 있다. 현재 스냅샵이 취급하는 브랜드는 400여개. 상품 수는 4만 종에 이른다.

김 사장은 스냅샵은 한국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싸고 쉽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스냅샵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판매자들에게는 한국이란 큰 시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채널로 스냅샵이 자리매김한 뒤 수익은 판매자들과 B2B(기업 대 기업) 거래에서 거두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기존 해외직구와 비교할 때 스냅샵의 장점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온라인 쇼핑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제품에 대한 정보도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아마존ㆍGAP을 비롯한 400여 사이트와 연동했기 때문에 상품 카탈로그를 해당 사이트와 거의 동시에 접할 수 있다. MD(상품기획자)가 임의로 제품을 골라서 보여주는 게 아니다. 이용자들이 직접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 해외직구 사이트를 이용할 때 편의성이 그 정도로 중요한가.

“쇼핑을 하는데, 초보와 고수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 스냅샵은 이런 차이를 해소하는 걸 목표로 한다. 해외직구 열풍이 분다고 하지만 아직 해외직구를 해본 사람이 많지 않다.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객의 20% 이하가 해외직구를 했다면 앞으로는 해외직구를 해보지 않은 80%의 사람을 위한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 해외브랜드들은 한국에 기존 거래 선이 있을 텐데.

“해외직구가 늘면 아무래도 한국 시장에서 기존 거래선의 매출이 줄 수 밖에 없다. 해외직구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걸 미국 본사도 안다. 그들은 이런 현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수용한다.”

- 스냅샵의 수익 모델은 뭔가.

“지금은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스냅샵을 이용하는 한국 고객들은 별도로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싸고 쉽게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으면 우리는 만족한다. 소비자들은 주문 후 일주일 정도 뒤에 상품을 받게 된다. 외국 판매자들에게는 스냅샵이 한국이란 큰 시장으로 진입하는 채널이 될 것이다. 수익은 외국 판매자들에게서 B2B거래를 통해 거두게 될 것이다. 현재로선 저변을 넓히는 단계다. 소비자들이 스냅샵을 이용하면 이익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 궁극적으론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인지, 국내에서 구입하는 건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편의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 스냅샵을 통한 결제가 어렵진 않나.

“국내 인터넷 쇼핑몰보다 어렵지 않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다. 회원에 가입한 상태라면 제품을 고른뒤 결제까지 20초면 충분하다.”

스냅샵을 운영하는 캐주얼스텝스는 젊은 회사다. 직원들 평균 나이는 31세다. 지난 21일 방문한 이 회사의 33㎡(10평) 남짓한 사무실에는 10여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작지만 실력은 만만치 않다. 벌써 미국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인도인, 미국인 직원도 있고 직원 대부분 관련 업계에서 5년~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다. 김진하 대표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었다.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과 인력을 갖춘 덕에 최근에는 투자사들로부터 15억원 규모의 펀딩을 받았다. 김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해외직구시 주의해야 할 점을 알리는 것도 있지 않았다. 그는 “우선은 안전한 사이트에서 주문을 해야 하고, 배송 대행이 철저한 회사를 고르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 제품을 다루는 사이트가 많은 만큼 배송은 제대로 되는지, 가짜 제품을 파는지 등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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