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의 불청객|빈집털이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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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휴가철「빈집털이」절도가 극성이다. 서울압구정동 H아파트의 경우 하룻밤사이에 l개동에 네집이 털렸고 여의도 M아파트등 고급아파트단지와 방배동·연희동등 고급주택가등에서 연쇄절도사건이 발생, 주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빈집털이 절도들은 입주자들이 경비원을믿고 가족과 함께 마음놓고 피서지로가는 허점을 이용, 밤에 불이 켜있지않은 빈집에들어가 방안구석구석을 멋대로 뒤져 현금과 값진 귀금속만골라 유유히 달아난다. 서울압구정동 H아파트의경우 지난24일 하오9시부터 자정사이에 4가구에 연쇄절도가 들었다. 도둑이 휩쓸고간집중 306호와 706호 두가구는 새로이사오기위해 일부 이삿짐만옮겨놓은 빈집이었고 1105호와 .1302호는 가족들이 모두 피서를떠나 비어있었다.
또 22일하오2시쯤 서울여의도동 M아파트C동(42평형) K씨(44·사업)집은 현금 50만원과 패물, 1억5천만원어치의 약속어음등을털렸다.
주인 K씨는 20일상오 부인과 자녀3명을 데리고 경남 남해상주해수욕장으로 피서를 떠난뒤 집을 비워두었다 변을 당했다. 또 서울반포동B아파트도최근 휴가간 두집이 몽땀털렸다.

<철도수법>
H아파트의 경우 범인들은 아파트 뒤편에설치된 높이 2m쯤의 비상구 철책을 넘어 비상계단을 통해 침입했다.
범인들은 초저녁부터 아파트 주위를 배회하며 불이 켜지지 않은 빈집을 골라두었다가 비상계단에서 다용도실로 통하는 비상문을 지렛대를 이용해 부순뒤 빗장식 고리를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M아파트의 경우 범인은 베란다를 타고 6층까지 올라가 창문을 깨고 침입했다.
H아파트 L씨집의 경우 범인들은 주인이 혹시 돌아오더라도 달아날 시간을 벌기위해 현관 출입문 안쪽에 의자등을 쌓아 바리케이드까지 쳐놓았었다.

<피해품>
빈집털이 절도범들은 시간을 충분히 갖고 집안을 뒤질수있어 TV·전축등 덩치가 큰 물건은 아예 거들떠보지 않고 장롱깊숙한곳에 감춰둔 현금과 패물등 고가품을 노리는것이 특징.
H아파트 P씨집의 경우범인들은 안방의 장롱과 켱대·피아노방·건너방등의 서랍을 모두 뒤져 옷가지등을 흐트러놓았지만 컬러TV·녹음기등은 그대로 두었다.
이처림 고급아파트단지내도둑이 극성을 부리는데도 입주자들은 아파트값이 내리고 고급아파트의 이름을 더럽힌다며 피해신고를 꺼리고 있으며 몇몇 입주자들은 피해금액이나 없어진귀금속품목과 가구주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비밀에붙이고 쉬쉬하고 있다.
경찰에 신고된 도난사건은 올들어 서울시내에서 1만7천6백94건이 발생, 지난해 같은기간의 1만5천23건보다 17.7%(2천6백71건)나 늘었다.
특히 바캉스시즌에 접어든 지난달은 모두 2천9백85건이 발생, 지난해 6월의 1천7백13건보다 무려 74.3%(1천2백73건)가 늘어났다.

<주의할점>
경찰은 자체방범활동과 방범순찰 강화로 도난사건을 어느정도 막을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을 집을 비우지 않는것』이라고 했다.
경찰은▲짐을 비우지 않고▲이웃과 비상벨설치등 방범협조▲전자도난방지장치▲용역회사에 경비의뢰등 자체 방범활동으로 도난사건의 70%는 막을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부족·통금해제등으로 방범순찰을 제대로 할수없어 주민들의 자체방범활동에 의존할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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