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가수 강원래 일으키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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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세계적 명성의 생명공학자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장애를 갖게된 강원래를 일으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열린음악회' 녹화 현장. 황우석 교수는 가수 클론(강원래.구준엽)에 이어 오명 과학기술부총리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열린음악회는 아인슈타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과학기술진흥과 노벨상 꿈나무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런데 갑자기 황 교수는 "강원래를 일으켜 세운다고 자신은 못하지만 그가 다음 열린음악회 출연 때는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따뜻한 애정을 표시해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황 교수와 강원래는 서로 출연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상태였다.

황 교수는 이어 오후 8시께 가수 클론의 분장실을 찾아 강원래의 어깨를 안았다(사진). 강원래도 황 교수의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하면서도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황 박사는 "휠체어 댄스가 어땠느냐"는 강원래의 물음에 "예술이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황 교수는 지난해 봄 척수장애인 모임인 '하늘빛 사랑' 활동을 통해 강원래와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땐 불안과 절망에 가득 차 지금과 같은 생기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한 황 교수는 "내가 강원래를 일으키지 못하면 노벨상 꿈나무들이 반드시 일으킬 것"이라고 격려했다.

강원래는 "오늘 교수님을 줄곧 바라보며 노래했다. 급하지 않게 여유를 갖고 연구성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클론은 자신들의 사인이 들어간 5집 앨범을 황 교수에게 선물했다. 이날 녹화분은 31일 오후 6시 방송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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