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눈 앞에서 반짝 반짝 … 수몰지가 환경보호장으로 거듭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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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마을은 생태마을로 변모해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박 공예 체험을 위한 박.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로 이뤄진 숲속 체험 길, 반딧불이의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행복한 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경관·환경 부문 금상을 받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이 자랑하는 곳이다. 주민들 스스로 일궈낸 결실이기에 더 값지다.

 안터마을이 처음부터 생태마을이었던 건 아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은 안터마을의 이야기다. 대청호가 생기며 안터마을은 작은 다랑이 논과 좁은 밭만 남기고 수몰됐다. 원주민들의 삶은 어려워졌다. 그러나 대청호 환경규제로 반딧불이가 증가하는 등 자연생태계가 살아났다. 안터마을은 인공서식장과 생태체험학습장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주고 소득을 올렸다.

 안터마을은 영남대학교,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천안 KYC, 부산 느티나무도서관, 충북농촌활성화지원센터 같은 전문가 조직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과 마을의 환경 보전을 논의하며 많은 도움을 받은 것도 마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힘이다. .

 

반딧불이 개체 수만 증가한 게 아니라 멸종 위기의 맹꽁이도 돌아왔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가능하면 적게 쓰면서 실개천에는 가재가 크게 늘어났다. 이들 생명체들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난 것을 주민들은 마을의 큰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안터마을은 ‘살기 좋은 마을’로 소문이 나면서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청년들과 어린이가 많아지며 안터마을은 젊어지고 있다. 안터마을은 케이크 만들기 체험, 마을 전래놀이 같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결속되는 공동체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은상은 전남 영암군 신북면 모산마을이 받았다. 모산마을은 450여년 역사를 가진 모산마을과 전국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찾아온 사람들로 이뤄진 선애마을이 만나 다시 태어났다. 기존 모산마을 주민과 다양한 경력을 지닌 선애마을 젊은이들이 단합해 전통 문화를 보존하는 한편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자·절·한옥·복합문화센터 등은 그 자체로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자 한옥민박·체험·세미나 공간이 되고 있다. 아울러 도농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동상을 받은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은 해바라기축제로 유명하다. 일본 NHK에 방송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강주마을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전개해 벽화경관사업, 마을 안길 경관정비사업, 환경 생태연못 조성사업, 치즈 체험장 사업도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길우지마을은 친환경마을의 본보기로 동상을 받았다. 안면송이 문화재복원사업으로 잘려 나가고 그곳에 목장이 들어서며 저수지가 오염됐다. 목장이 없어진 후에는 민둥산만 남았다. 주민들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감으로 마을환경사업을 실천했다. 지난 10년간 친환경농업을 실시해 연 11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친환경농업마을이 됐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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