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의 책 읽고 현실비난|북한 공산주의 용납 못해"|문부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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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최기직 신부 등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 관련 피고인 16명에 대한 5회 공판이 12일 상으 10시 부산지검 제4형사부(재판장 안문태 부장판사) 심리로 1호 법정에서 열렸다.
공판에서는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이돈명·홍성자·황인철 변호사 등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이 진행됐으며 검찰에서는 부산지검 김두수 공안부장, 최병국·장창호 검사가 관여했다.
문부식·김은숙 피고인 등은 『현실인식을 위해 공부했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책을 읽고 분석하며 현실을 비난했으나 공산주의·사회주의에 대한 공부는 한 바 없으며 이러한 공부에 참여한 사람은 자발적인 것이었을 뿐 누가 시켜서 전달교육을 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문피고인은 특히 『북한의 공산주의는 용납될 수 없으며 북한의 선전활동을 동조, 찬양할 생각은 없었다』고 변호인단의 질문에 답했다.
이들 피고인은 『미문화원을 불태운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불을 질러 여러 사람들에게 미국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하려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현관 입구부분만 태우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크게 번져 사람까지 죽게 한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피고인은 황인철 변호사의 반대신문에서 『나의 부친을 포함한 아버지 형제 4명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아버지는 육사 8기로 6·25 때 참전했으며 숙부는 6·25 때 전사한 반공가족』이라며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직접 빨치산 토벌작전에 참가했던 무용담을 들려주어 나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공산주의를 싫어하며 투철한 반공정신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공판에는 피고인 가족과 성직자 등 1백여명이 방청했으며 공판 때마다 방청해온 미대사관 부산사무소장 「제임즈·B·에그너」씨의 모습도 보였다.
다음 공판은 19일 상오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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