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킨 2골 … 토튼햄, 피스컵 입맞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토튼햄 핫스퍼(잉글랜드)가 2005 피스컵 국제축구대회에서 우승했다. 토튼햄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3-1로 꺾고 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0억원)를 챙겼다.

두 골을 넣고 후반 19분 교체된 토튼햄의 스트라이커 로비 킨이 관중에게 받은 갈채는 이날 서울의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다. 관중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아일랜드 대표로 출전해 독일전 종료 직전 동점골과 16강전 스페인전에서 역시 종료 직전 동점골을 성공시킨 사나이 로비 킨을 기억하고 있었다.


토튼햄 핫스퍼 선수들이 피스컵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상금액이 적힌 패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두 손으로 패널을 든 선수가 두 골을 넣은 로비 킨. [연합뉴스]

당시 아일랜드는 팀의 기둥이었던 로이 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감독과 불화로 팀에 합류하지 않은 난파선이었지만 로비 킨의 활화산 같은 체력과 의지로 16강에 올랐고,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벌이다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아일랜드 축구의 심장인 킨은 토튼햄의 심장이기도 했다. 최근 토튼햄에서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가 대선수로 도약한 약속의 땅 한국에서 킨의 활약은 눈부셨다. 미드필더처럼 경기장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는 킨에게 리옹의 수비수들이 몰려들었지만 킨의 창의적인 드리블과 예리한 패스를 막지 못했다.

토튼햄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6분 상대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토튼햄은 전반 10분 미도의 크로스를 킨이 헤딩슛으로, 45분에는 역시 미도의 크로스를 킨이 발로 넣어 3-0으로 앞서 갔다. 킨은 이번 대회 4골로 득점왕(골든슈)과 최우수선수(골든볼)를 차지했다.

토튼햄은 후반 들어 수비에 치중했고, 리옹은 프랑스 대표 실뱅 윌토르, 시드니 고부, 플로랑 말루다를 선봉으로 반격에 나섰으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얻는 데 그쳤다. 리옹은 2003년 1회 대회에서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 패한 데 이어 다시 준우승에 그쳤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